산업 산업일반

석유 증산에 정제마진 우상향… 정유·석화업계 봄바람 부나

홍요은 기자,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1 18:13

수정 2025.04.01 18:13

OPEC+ 하루 12만배럴씩 증산
국제유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
배럴당 평균 정제마진 대폭 개선
美-캐나다 관세전쟁 반사이익에
러우종전땐 나프타 재수입 호재
석유 증산에 정제마진 우상향… 정유·석화업계 봄바람 부나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가 석유 증산 전망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및 미국 등의 증산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기대감 등으로 정유업계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과 석유화학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OPEC+ 잇단 증산 예고

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최근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향후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정유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 가격 약세 전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 증산을 예고한데다, 4월부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도 감산을 완화하는 것의 영향이다. OPEC+ 회원국들은 4월부터는 하루에 12만 배럴을 증산하고 이후 18개월간은 하루 220만 배럴을 증산할 예정이다.



정유업계는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정유제품 소비가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일 수 있어 호재로 본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될 전망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를 뺀 금액이다.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3월 마지막주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팔수록 손해'라며 손익분기점을 밑돌던 상황보다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유가는 최근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 대표 지표인 브렌트유는 3월 평균 배럴당 71.30달러로 지난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기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3월 평균 배럴당 67.76달러를 기록해 지난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아울러 캐나다산 에너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도 국내 업계에 뜻밖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이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4위 원유 생산국인 캐나다의 막대한 대미 수출 물량이 한국 등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세계 석유시장은 수요대비 공급 초과가 확대될 것"이라며 "감산 정책 변동과 미국 제재,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불확실 성이 높지만 원유 공급 잠재력이 충분해 유가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저가 나프타로 '원가 절감'

국내 석화업계도 유가가 떨어지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나프타 가격이 역시 하락하면, 통상 화학업체의 마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러우 전쟁 종결 시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다시 공급되면서 중국과의 제품 가격 경쟁 측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이 제재 중인 러시아·이란 원유를 저렴하게 수입해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시켜왔다.

그동안 러시아산을 들이지 않았던 국내 정유업계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 종결 이후에는 그동안 러시아에서 싼값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공급받았던 중국은 더 이상 이득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까지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인 3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3월 초 기준 t당 220달러를 기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에틸렌의 수급 개선 속에 유가 하락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1·4분기부터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본 원료인 나프타를 한국보다 30%가량 싸게 받아 제품을 만들어왔다"며 "원가 경쟁력은 나프타를 얼마나 싸게 공급받는지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