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주 호구'는 옛말...40곳에서 164건 주주제안 발생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2 15:30

수정 2025.04.02 15:30


2025년 정기 주총 주주제안 결과(총 164건)
구분 건수 비중(%)
가결 18 11.0
부결 90 54.9
자동 폐기 56 34.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사들의 2025년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자사주 소각 및 주주환원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코스피 17개사, 코스닥 21개사, 코넥스 2개사 등 총 4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총 164건의 주주제안이 상정됐다. 전체 164건의 주주제안 중 가결된 안건은 18건(11.0%)에 그쳤으며, 부결된 안건은 90건(54.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동 폐기된 안건은 56건(34.1%)으로, 다른 안건 부결로 인한 자동 폐기나 정족수 미달 등 요건 미충족으로 무산된 사례가 많았다.

주주제안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총 164건 중 91건(55.5%)이 임원 선임 및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안건이다.

이어 주주환원 및 자본배치정책 관련 안건이 30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보상체계 관련 안건은 8건,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1건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이경연 연구원은 "주주들의 요구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전통적인 주주환원 방식을 넘어 사외이사, 감사선임 등 이사회 구성으로 적극적인 관여 활동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 규모 측면에서 주주환원은 여전히 대형사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최근 중소형사의 적극적인 참여 증가가 눈에 띈다. 2024년 코스피 상장사 기준으로 중형사(27개)와 소형사(29개)의 주식 소각 결정 공시 건수가 대형사(42개)와의 격차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규모에서도 중형사의 소각 예정금액이 2023년 약 3520억원에서 2024년 약 1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자사주 소각이 직접 가결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라며 "주주환원 정책이 대형사 중심에서 중소형사로 확산되는 최근의 흐름은 향후 중소형주 투자 전략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 제안된 자사주 소각 관련 주주제안은 총 8건으로 전체 주주제안 164건 중 약 5%를 차지했다. 이 중 실제 가결된 안건은 없었지만 낮은 가결 비율과 별개로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행보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주식 소각 결정 공시 수는 2024년말 기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9년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32개사에서 2024년에는 172개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금액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2024년 소각 예정금액은 약 11조2000억원으로 2023년(4조원)의 약 3배에 달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의 소각 규모는 2024년 10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IBK투자증권 권순호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공시가 발표된 직후 시장 대비 평균적으로 1%p 초과 수익이 발생했다"라며 "자사주 소각 공시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3%p 수준의 초과 수익률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