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尹 선고 D-1 헌재 앞 '폭풍 전야'…시민들 "간만에 조용하네"

뉴스1

입력 2025.04.03 13:38

수정 2025.04.03 15:5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이 경찰 버스 등으로 통제된 길을 바라보고 있다. 2025.4.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이 경찰 버스 등으로 통제된 길을 바라보고 있다. 2025.4.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펜스가 설치돼 있다. 2025.4.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펜스가 설치돼 있다. 2025.4.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8:0 파면 최후통첩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8:0 파면 등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4.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8:0 파면 최후통첩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8:0 파면 등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4.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조유리 임여익 김민재 기자 = "간만에 조용하네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헌재 일대 반경 150m는 폭풍 전야의 정적 속에 잠겼다. 천막과 돗자리, 태극기와 은박 보온 담요를 두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빈자리는 폴리스라인이 대신했다. 헌재 직원들은 간만에 찾아온 고요함을 만끽하며 서로를 향해 미소 짓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헌재와 인근 안전 확보를 위해 반경 150m에 차단선을 구축해 이른바 '진공 상태'를 만들었다. 당초 차단선을 반경 100m 구역에 설정할 계획이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로 공간을 확보했다.



헌재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버티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던 농성자들은 전날 오후 7시쯤 모두 자진 철수했다.

헌재 일대는 소음이 일상이었다. 탄핵 국면에 접어든 직후 3개월 넘게 100데시벨(㏈)을 넘나드는 온갖 구호의 장벽에 갇혀 있었다. 시민들은 헌재를 둘러싼 소음이 걷히자 오히려 의아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장인혜 씨는 "확실히 조용해진 것 같다. 어제는 이 시간에 출근해도 엄청 시끄럽고 시위가 있었다"며 "좋은 방향으로 선고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헌재 인근 200m 내 회사에 다니는 이 모 씨(50·여)는 "여기가 제일 시끄러운데 오늘 웬일인지 조용하다"며 신기하다는 듯 회사 인근 풍경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선고 당일 벌어질 상황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이 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사람이 죽은 곳도 바로 여기 앞이었다"며 "내일도 충돌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 빌딩 경비원인 박영덕 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사람이 무지하게 몰려왔다. 여기 앞에서 욕하고 싸우고 난리 났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지금처럼 인터넷 공간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SNS를 통해서) 더 모이고 더 심할 거다"고 우려했다.

헌재 인근 150m 공간 밖을 벗어나면 여느 때와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헌재 주변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날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가게 앞에서 탄핵 반대를 촉구하며 마이크를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지지자들에게 "가게 앞에서 좀 비켜달라. 여기 한 달 동안 있어 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매일 문을 닫아야 하나 생각한다. 맨날 이 주변에서 이러시니 저희는 방도가 없다"며 "일단 버티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데, 내일 선고가 난다니까 빠른 시일 내에 이 상황이 끝나길 바랄 뿐이다"고 호소했다.

헌재와 가까이 붙어 있는 재동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20여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장구와 북, 징을 치며 "탄핵 기각"을 외쳤다.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 이름을 부르며 응원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헌재의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겸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은 끝났다.
헌재가 헌법의 주인인 주권자의 판단과 결정을 집행해야 할 시간"이라며 "헌재는 전원일치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