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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올 것이 왔다" 울산 주력 산업계 비상[트럼프 관세]

뉴시스

입력 2025.04.03 15:20

수정 2025.04.03 15:20

[울산=뉴시스] 울산 북구 염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용 수출 부두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울산 북구 염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용 수출 부두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 중 자동차산업과 석유화학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각) 백악관 연설을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본관세 10%와 국가별 상호관세(한국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본관세는 오는 5일부터, 상호관세는 9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차량 부품에 대한 25%의 품목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 3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3일 오후 1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기지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역 주력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차의 미국 내 판매가격이 상승해 일본, 독일 등 경쟁 브랜드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가 가격을 올리지 않고 관세 부담을 떠안으면 마진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된다.

관세 폭탄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미국 내 생산 확대, 공급망 조정, 전기차 주력 생산 등이 거론된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내 생산량을 늘리거나 추가 공장을 신설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공급망을 조정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보조급을 지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기사를 보고 있다. 2025.04.0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기사를 보고 있다. 2025.04.03. suncho21@newsis.com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이날 발표한 '트럼프 2기 통상 조치 브리프(Trump Compass 4/3)'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의 대미 수출액은 총 234억 달러(약 34조3000억원)로 울산 수출의 26.6%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해외 전략시장이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지역 전체 수출의 68.3%를 차지한다.

25% 상호관세가 적용되면 지난해 수출액 기준 59억 달러(약 8조6000억원)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떠안게 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이 비상호적 무역 협정을 시정하기 위한 상당한 조치를 취하고 경제나 국가안보 문제에서 미국과 입장이 일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협상의 여지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울산본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로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조치가 연일 발표되고 있다"며 "향후 국제 정세 변화와 통상 동향에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석유화학산업도 관세 부과시 교역이 위축되고 미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도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영향이 우리나라에만 집중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울산지역 조선업을 이끌어 가는 HD현대중공업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10여년 만에 호황기를 맞이한 상태다.


관세 부과로 철강 가격 인상이 일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선사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계속 늘고 있어 조선업계 전반의 수주 경쟁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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