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시총 1위 애플, 9.3% 폭락…코로나 공포 재현
하룻밤 사이 450조원 증발…"애플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
관세 피해 최소화 위해 제품 가격 인상 등 대응 방안 주목
![[서울=뉴시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종가 기준 9.3% 폭락해 2020년 3월 12일(-9.9%)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만 3110억 달러(약 450조 원)로, 이로써 애플의 시총은 이날 기준 약 3조 500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4/202504041047372653_l.jpg)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하룻밤 사이 3110억 달러(약 450조원)가 증발했다.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애플'이 트럼프발 고강도 관세 부과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애플의 생산 전략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과 정면 배치되면서 기술주 중에서도 애플의 타격이 특히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종가 기준 9.3% 폭락해 2020년 3월 12일(-9.9%)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만 3110억 달러(약 450조 원)로, 이로써 애플의 시총은 이날 기준 약 3조 500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애플뿐 아니라 새로운 반도체를 대만에서 제조하고 인공지능 시스템을 멕시코 및 기타 지역에서 조립하는 엔비디아 역시 7.81% 하락해 장을 마감했고,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5.47% 폭락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8.98%, 3.92%, 2.36% 떨어졌다.
미국 증시를 움직이는 기술주 가운데 특히 애플의 낙폭이 컸던 이유는 애플의 생산 전략이 트럼프 관세 정책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중국 생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분산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발 고강도 관세 정책의 기조는 모든 무역 대상국에 10%의 기본관세를, 주요 무역적자국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인데 애플이 생산 기지를 옮긴 베트남(46%), 태국(36%), 인도(26%), 말레이시아(24%) 등은 특히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다. 중국에 대해서는 34%의 상호관세율이 책정됐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에릭 우드링(Erik Woodring)은 "애플이 공급망을 다변화한 베트남, 인도, 태국 같은 국가들도 상호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제는 도망칠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전 제품 라인에서 가격을 17~18%까지 인상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 외에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거나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도 거론됐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애플워치, 에어팟 등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는 방식으로 관세 피해를 최소화한 바 있다.
관세를 피해 생산 기지를 옮기는 방안은 비현실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Wedbush)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Dan Ives)는 "현실적으로 애플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공급망의 10%를 옮기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리고 3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에선 애플이 고강도 관세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과 비용 증가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안젤로 지노(Angelo Zino)는 "관세가 유지된다면 애플의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마진과 수익 전망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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