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尹 파면' 지켜본 고교생들 "이제 마음 놓고 공부할게요"

뉴스1

입력 2025.04.04 13:35

수정 2025.04.04 13:35

4일 광주 광산구 성덕고에서 학생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생중계를 시청 후 박수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4일 광주 광산구 성덕고에서 학생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생중계를 시청 후 박수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선고가 길어져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4일 광주 광산구 성덕고에서 만난 학생들은 파면 선고를 보고 '속시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생일이 7월이라 조기대선에서 참정권을 행사하지는 못 한다며 아쉬워하던 배정우 군(19)은 파면 선고를 교실에서 생중계로 시청했다.

배 군은 "생일이 지난 친구들은 파면 후 직접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어 주의깊게 보는 것 같더라"며 "파면이 선고되자 옆교실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고 말했다.

성덕고 2학년 조혜정 양(18)은 며칠 전 선생님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다녀왔다.



조 양은 이름도 없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린 무명열사 묘역을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광주 시민들이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힘써주셔서 오늘날에 이른 것 같다"며 "민주주의 의식이 미래세대에도 잘 전달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학생들은 길어진 파면 선고에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고나경 양(18)은 "계엄 선포한 날이 시험 기간이라 새벽에도 깨어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당시 메신저로 우리 진짜 어떡하냐 무섭다고 했던 게 생생하다"며 지난해 12월 3일을 회상했다.

이어 "그 이후로 수개월을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만약 이 정부가 지속된다면 지금껏 역사적으로 이뤄왔던 민주주의가 깨진다는 게 두려웠다"며 "파면이 선고됐으니 이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주의식이 고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파면 선고가 그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정치권에 주문하기도 했다.


김학노 군(18)은 "계엄 당시 국회에는 군인과 경찰이 몰려 있고 시민과 대치하고 있는 장면을 TV로 봤다"며 "그런데 군인과 경찰은 시민을 지켜야하는 존재가 아닌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122일,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 111일, 2월 25일 탄핵 심판 변론 종결 후 38일 만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고 이날부터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