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가슴 만지면 행운 온다는데” 동상에 관광객 몰리자 접근 막은 아일랜드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4 13:55

수정 2025.04.04 13:55

/사진=틸리 크립웰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틸리 크립웰 인스타그램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아일랜드가 유명한 동상 ‘몰리 말론’을 지키기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한다. 이 동상의 가슴 부분을 만지면 행온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려 동상 표면이 변색됐기 때문이다.

영국 BBC 등 복수의 현지 매체는 3일(현지시간) 더블린 시의회가 한시적으로 동상을 만지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광객들이 동상에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해 동상 옆에 전담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더블린 시의회는 관광객의 동상 접근을 막는 기간 동안 표면의 복구 작업을 할 계획이다.

1988년 세워진 이 동상은 아일랜드 전래동화에 나오는 소녀 ‘몰리 말론’을 형상화한 것으로, 식민지 시절 아일랜드인들의 고통을 상징한다.

그러나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고, 여행 가이드가 단체 관광객들을 이끌고 와 가슴을 만지게 하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동상의 가슴 표면이 벗겨지자 더블린 시민들은 관광객들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관광객들의 행동이 몰리 말론 동상을 모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블린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는 틸리 크립웰은 동상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몰리 말론 지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크립웰은 “관광객들이 동상 가슴을 만지는 건 역겨운 행동이고, 어린 세대에게 나쁜 본보기를 남기는 것”이라며 “아일랜드의 상징이 그저 가슴으로만 인식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