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됐다. 헌재의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즉각 효력을 갖는다. 윤 대통령의 신분은 이날 오전 11시 22분부터 '전직 대통령'이 됐다.
헌재의 파면 선고 직후 대통령실은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물밑에서는 현안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를 가정한 시나리오까지 준비됐다.
그러나 헌재가 8대 0이라는 예상 밖의 만장일치로 탄핵소추를 인용하면서 대통령실 참모진은 말 그대로 충격에 빠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혼잡했던 대통령실 청사 내부에는 적막감이 감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걸렸던 봉황기는 헌재의 파면 선고 직후 내려갔다. 봉황기는 한국 국가원수의 상징으로 대통령 재임 기간 상시 게양되는 깃발이다.
직무 정지 기간에도 대통령의 공식 행보를 보여주는 영상은 사진이 교체되며 계속 송출됐지만 이날 점심시간 이후 화면이 꺼졌다.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은 각자의 방에서 생중계되는 헌재 선고를 지켜봤고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서 헌재의 판단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만장일치 인용'을 직감한 듯 깊은 한숨과 함께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대통령실은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석 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진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에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3실장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승복 메시지를 낼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변호인단을 통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탄핵 인용에 따라 조만간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변 정리와 사저 정비 등을 위해 며칠간 관저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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