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조유리 김형준 기자 = "쓰레기 좀 잘 버립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인용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탄핵 찬성·반대 집회에는 2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특히 집회에 쓰인 태극기와 성조기 깃발, 포스터가 주인 없이 굴러다녔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성숙하고 깨끗한 집회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쓰레기 몸살이 지적된다.
반대 집회가 열린 북한남삼거리에서부터 한남초등학교 방면 약 400m 근방에는 50리터, 75리터짜리 종량제 쓰레기봉투 10여 개가 안전 펜스에 걸려있었다. 주최 측에서 깨끗한 집회 문화를 위해 준비해 둔 것이다.
그러나 오전 11시 22분쯤 파면 선고가 난 다음 수많은 인파가 자리를 벗어난 자리에는 컵라면 용기와 나무젓가락, 핫팩, 플라스틱 생수병 및 집회에 쓰인 태극기와 현수막, 보온용 은박비닐 등이 곳곳에 나뒹굴었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탄핵 반대 집회에는 약 1만 6000명이 결집했다.
선고가 난 이후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주황 조끼를 입은 주최 측 행사 안내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는 지지자들에게 컵라면과 떡을 나누고 있었다. 간식을 받은 일부는 라면을 먹고 건더기와 국물을 처리하기 난감해하며 하수구에 버리기도 했다.
행사 안내원 A 씨는 "쓰레기 잘 버리고 가세요"라고 소리치며 한 참가자가 먹던 컵라면 용기를 건네받아 직접 처리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쓰레기봉투를 발견하고 버리고 있었지만 분리수거는 되고 있지 않았다. 또 쓰레기가 넘쳐나자 그 위에 종이컵과 돗자리 등을 얹어놓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쓰레기 몸살은 1500여 명이 모였던 탄핵 찬성 집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집회가 끝난 오후 1시쯤 일신빌딩 인근 화단에는 커피가 남은 플라스틱 컵과 집회에 쓰인 피켓 등이 군데군데 버려져 있었다.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었지만 쓰레기가 넘쳐나 미관을 해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60대 B 씨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빵 봉지를 주워 담으며 뒷정리하지 않고 가는 모습이 정치 성향이 다른 이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싶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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