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캐나다산 원유 도입은 국내 정유업계에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加 원유 관세 배제에 美 업계 안도…국내 업계는 "아쉬워"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간) 각국에 10~49%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석유, 가스, 정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무역 보호 조치(관세)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 무역 협정(USMCA)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에너지엔 적용되지 않는다"며 "다른 국가에서 수입되는 에너지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품목의 흐름을 방해하고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던 미국 석유 산업에 안도감을 주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캐나다산 원유를 들여 정제하는 미국 업계는 원가 인상 부담을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이 관세 품목에서 캐나다산 원류를 제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반대로 국내 정유업계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사라졌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가 새로운 수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 공급이 늘면 원유 가격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캐나다는 전체 원유 생산량의 80%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그중 97%가 미국으로 향할 정도로 단일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미국의 캐나다를 향한 관세 부과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실제 국내 정유업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검토해 왔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올해 2월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기회에 따라 캐나다산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판단 바뀌면 10% 관세…加, 불확실성에 아시아 수출 가능성 여전"
관세가 부과되면 정제한 제품의 판매 단가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돼 왔다. 원가 부담이 높아진 미국 정유업계가 판매가를 올릴 경우 글로벌 석유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정유업계 입장에선 원가는 낮아지고 판매가는 높아져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가 무산되면서 정제마진 회복을 토대로 실적 개선을 추진하던 업계 기대감도 잦아드는 모양새다.
다만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10% 관세 부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광래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판단이 바뀔 경우 부과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에너지에 10%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외교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캐나다 원유 업계가 새 수출로 확보 시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업계가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아시아 등 지역으로 수출하는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며 "캐나다산 원유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수입을 검토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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