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화려히 부활...베르스타펀 '폴 투 윈' 우승 [권마허의 헬멧]
6일 F1 일본 스즈카 3라운드
막스 베르스타펀, 압도적 경기
2, 3위는 맥라렌 원투 펀치 올라
'언더컷' 전략으로 21랩 피트인
[파이낸셜뉴스] 6일 일본 스즈카 서킷. 포디움(상위 3등) 가장 높은 자리에 그리운 얼굴, 막스 베르스타펀(레드불)이 올라왔습니다. 올 시즌 첫 우승으로 내친 김에 '폴 투 윈'(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레이스를 우승)을 한 모습이 역시 베르스타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위와 3위는 또 맥라렌 원투 펀치가 차지했습니다. 2년 연속 컨스트럭터 챔피언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입니다. 이날 경기에는 재미있는 전략도 나왔습니다. F1 3라운드를 정리한 이번화, 시작합니다.
무난한 경기가 이어지던 중 18번랩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베르스타펀에 이어 2위로 달리고 있던 랜도 노리스(맥라렌) 팀 라디오에서 "추월을 위해 박스에 들어와라(Box to overtake Verstappen)"고 무전이 나온 것입니다. 18번랩은 경기 초반이기 때문에 팬들은 맥라렌이 '언더컷' 전략을 사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언더컷은 앞서 있는 선수보다 먼저 피트스탑해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앞선 차가 피트스탑할 때 이를 추월하며 앞서가는 전략입니다.
노리스도 "알았다"고 하며 피트인을 준비하는 듯했지만, 결론적으로 박스로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언더컷 전략을 준비했는데 취소한 것인지, 단순 시도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내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를 놓고 수 싸움을 펼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피트인을 먼저 끊은 선수는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입니다. 그는 3위로 달리고 있던 21번째랩에서 피트인을 진행, 타이어를 하드로 교체하며 '모든 드라이버들은 한 경기 최소 한 번 이상 피트인을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가장 먼저 이행했습니다.
피아스트리가 피트인을 하며 다른 선수들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새 타이어 접지력이 구형 타이어보다 접지력이 높아 랩 기록이 좋은 데다, 의무 피트스탑을 1회 이상 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경기 후반 간격이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르스타펀, 노리스, 4위에 달리던 샤를 르클레르(페라리)도 화들짝 놀라며 다음 랩에 바로 박스에 들어가 타이어를 교체했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들이 레이스에 빠르게 복귀해 피아스트리가 추월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베르스타펀이 피트아웃할 때 노리스와 약간 부딪히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체를 노리스보다 먼저 넣은 덕에 간발의 차이로 서킷에 먼저 나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세밀함들이 모여 이날 우승을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베르스타펀은 이후에도 한 차례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 마지막에는 오히려 시간을 더 벌리며 1위에 올랐습니다.
베르스타펀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매우 빡빡했다"면서도 "하지만 매우 밀어붙였고 포기를 하지 않았다. 폴 포지션에서 시작해 우승까지 간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번주 아주 잘 달렸다"고 자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 이후 베르스타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 또 다른 체크 포인트는 2라운드 이후 팀이 바뀐 츠노다 유키(레드불 레이싱), 리암 로슨(레이싱 불스)의 레이싱이었습니다. 퀄리파잉에서 로슨이 선전하며 14위를 기록했고, 반대로 츠노다는 부진하며 15위에 올랐기 때문에 양 선수의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슨이 시작 직후 약간 오버스티어(핸들이 예상보다 더 돌아간 상황)하며 차량이 흔들렸고, 츠노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슨을 추월, 기대보다는 싱거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츠노다의 이날 경주 방식이 "내가 레드불 레이서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츠노다는 15위로 시작했지만 선수 몇 명을 추월하며 12위까지 올라왔고, 14위로 출발한 로슨은 17위로 3계단 밀려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팀을 바꾼 로슨이 이번 경기에서 압박감을 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이른 듯 합니다. 츠노다는 홈 경기 이점을 살려 경기 후 '드라이버 오브 더 데이'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로슨 대신 또 다른 루키, 안드레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는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언더컷으로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피트인을 빨리 하면서 경기 중반에는 잠깐이지만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최종 결과 6위에 오르며 포인트도 따냈습니다. 그는 이날 최연소 패스티스트랩(1:30.965)을 달성하며 F1 역사를 새롭게 쓰기도 했습니다. 시즌이 긴 데다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3라운드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조심스럽게 베르스타펀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안토넬리는 2006년생으로 아직 18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28세인 베르스타펀과는 9살 차이가 납니다.
F1 4라운드는 11~13일 바레인 사키르에서 열립니다. 큰 변수가 없다면 12일 퀄리파잉 이후 돌아오겠습니다. 바레인 서킷에서는 부디 로슨이 자신감을 찾기를 바라봅니다. 모든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