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재가동 반대 입장…세종시·주민단체 가동 촉구
금강 세종보 수문 점검 계기로 재가동 찬반 여론전 치열환경단체, 재가동 반대 입장…세종시·주민단체 가동 촉구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정부가 금강 세종보를 수리한 뒤 수문 점검에 나서자 세종보 재가동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세종보 가동에 찬성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세종보 가동 주민협의체는 지난 4일 환경부를 찾아가 주민 2천340명의 서명부와 함께 보 가동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세종보가 가동되면 수상레저 공간과 관광·휴식 공간이 생겨 주변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방정부는 안정적인 용수 확보, 소수력 발전, 경관 개선 등으로 더 좋은 도시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보가 가동되지 않는 현재의 금강은 도랑을 연상케 하고 무성한 나무와 잡초가 너저분하게 방치된 상태"라며 "하루빨리 세종보를 가동해 금강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민호 세종시장도 세종보 재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최 시장은 지난달 20일 세종보 재가동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만나 세종보를 조속히 재가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 시장은 김 장관에게 "세종보 재가동 지연으로 금강 친수공간 조성을 기대하는 시민의 상실감이 상당하다"며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도 세종보의 조속한 재가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세종보 재가동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보를 가동하면 수질이 악화하고 수생태계가 파괴된다며 강물을 막아 개발하자는 논리는 구시대적이고 낡은 방식이라며 최 시장을 정면 겨냥했다.

세종환경운동연합과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환경단체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세종보를 가동한 5년간 강은 썩었고 생물들은 사라졌다"며 "수문을 개방하니 놀랍게도 예전의 자연 하천에 가깝게 회복됐으며 환경부는 부분 개방 후 자연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을 막고 가두면 유속이 느려지고 이물질이 퇴적돼 바닥은 온통 오염된 펄이 쌓여 물속은 지옥이 된다"며 "펄이 쌓이고 악취가 나며 녹조가 생긴 썩은 물에서 누가 관광을 하고 배를 띄우며 레저활동을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은 지난해 4월부터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며 금강 상류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고 있다.
2009년 완공된 세종보는 콘크리트로 설치한 고정보 외에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동보 3개가 이어진 다기능 보다.
수문을 강바닥 쪽으로 내리면 개방되고, 위로 일으켜 세우면 닫히는 전도식이다.
정부는 2018년 세종보 완전 개방 이후 6년간 수문을 가동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상반기 30억원을 들여 고장 난 수문과 유압배관 등을 수리한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수문을 한 개씩 올렸다가 내렸다 하는 방식으로 동작 시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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