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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가상계좌 거액유통, 원주 이어 대구서도 터졌다

뉴시스

입력 2025.04.07 16:56

수정 2025.04.07 16:56

감독기관의 철저한 차단·강력한 처벌 지적
신협은행 ATM기에서 고객들이 입출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신협은행 ATM기에서 고객들이 입출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뉴시스]홍춘봉 기자 = 최근 강원 S 원주본점의 신협은행과 일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이 연루된 불법자금 유통 사건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구 일부신협에서도 유사 사례가 재발했다.

7일 A 국회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협은행 강원 S 원주본점과 PG사는 손잡고 7개월 동안 5조3136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불법 자금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에 의한 추가 자료에 따르면 대구 A신협과 B신협은 각각 1개의 PG사를 통해 무려 8만개의 가상계좌를 발급받아 지난해 8워로가 9월, 2개월간 1조 819억 원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유통시킨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 3곳의 자금유통 규모는 2024년 강원랜드 카지노 매출의 5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불법 자금 거래의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치명적인지 잘 보여준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융기관의 부실 관리나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규모의 범죄라는 지적이다.



문제의 핵심은 신협은행과 PG사들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짜고 가상계좌를 발급, 불법 자금을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PG사는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매매거래로 가상계좌를 발급해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며 불법 자금 흐름을 조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협은행은 35만 개 이상의 불법 계좌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문제는 이러한 불법 자금 유통이 단순한 부주의나 실수가 아니라, '떳다방' 형식으로 구조화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과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통해, 금융기관과 PG사는 가상계좌를 발급하며 불법 자금을 유통시키는 주범처럼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신협의 가상계좌는 불법 온라인도박 사이트와 연동되어 있는 것이 증거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감독기관과 관련 당국의 미흡한 대응은 사건의 심각성을 왜곡시키고 불법도박 차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 조호연은 “일부 은행 임원들과 실무진은 불법 도박업자들과 은밀하게 협력하며, 휴업 중인 PG사를 인수하거나 운영을 도와 불법 계좌 유통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자금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의심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법 거래를 방치한 셈”이라며 “청소년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사법당국과 금융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도 일부 신협에서는 불법 자금을 유통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감독기관의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협은행 원주 S신협에서 발급한 가상계좌에 나타난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사진=도박없는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협은행 원주 S신협에서 발급한 가상계좌에 나타난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사진=도박없는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신협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강원지역 신협의 가상계좌 유통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사실여부를 확인해 규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론이 다시 거론되면서 이를 방조하거나 공조한 금융기관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법 자금 유통에 대한 철저한 차단과 강력한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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