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 은퇴 후 서울에 사는 김 모씨(65세·남)는 퇴직 전까지 30년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낸 덕에 3년 전부터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그의 통장엔 매달 205만 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이 들어온다. 2022년 처음 받은 연금액은 약 184만 원이었지만, 물가 상승률에 따라 매해 연금액이 오르면서 작년부터 월 200만 원이 넘는 돈을 받기 시작했다. 김 씨는 "연금을 낼 때는 부담도 되고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받기 시작하니 너무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매달 국민연금을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지난해 12월 말 처음으로 5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연금공단의 '2024년 12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월 200만 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는 5만 772명으로 처음 5만 명을 넘었다. 이는 전체 수급자(703만 1828명)의 0.7% 수준이다.
200만 원 수급자 중 남자가 4만 985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여자는 913명이었다.
월 200만 원 이상을 받는 수급자는 지난 1988년 국민연금 제도 시행 이후 30년 만인 2018년 1월 처음 등장했으며 2020년 437명, 2021년 1355명, 2022년 5410명, 2023년 1만 7810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2024년 1월(3만 1840명)엔 처음 3만 명을, 같은 해 6월(4만 1568명)엔 4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말부터 작년 12월까지 4년 새 116배 늘어난 셈이다.
연금을 매달 1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도 86만 2308명으로 1년 전인 2023년 12월 말(68만 646명)보다 18만 1662명(26.7%) 증가했다.
전체 수급자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 지난해 말 연금 수급자는 715만 5257명으로 2023년 말보다 52만 8705명(8.0%) 증가했으며, 4년 전인 2020년 말과 비교하면 32.8% 급증했다.
이같은 결과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고 소득이 양호한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연금 수급 연령에 진입하는 데다, 물가 상승률에 따라 연금액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연금 받는 사람 1년새 53만명 늘었는데…보험료 낼 사람 40만명 줄어
연금 수급자와 지출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제도 시행 시기인 1988년부터 2022년 말까지 대체로 증가했지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재작년부터 2년째 감소 중이다. 작년 12월 기준 연금 가입자는 총 2198만 4003명으로 1년 전보다 40만 784명(1.8%) 감소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4~2028)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8년 2141만 793명으로 지난해보다 57만 명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수급자는 934만 4388명으로 219만 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가 지난달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는 개혁안을 통과시켜 정부가 이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으나 보험료를 낼 사람보다 탈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어 2064년이면 기금 소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며 "국민에게 연금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구하며 보험료율을 추가로 올리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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