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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술 관세 부과 철회한 EU... 美와 '제로 관세' 희망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11:15

수정 2025.04.08 11:15

지난 3월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주류 매장에 이탈리아산 와인이 진열된 모습.EPA연합뉴스
지난 3월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주류 매장에 이탈리아산 와인이 진열된 모습.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관세에 맞서 미국산 수입 주류에 부과하려던 보복 관세 계획을 철회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주류 수출 회원국들의 반대로 버번위스키와 와인 뿐만 아니라 축산제품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아일랜드, 이탈리아는 자국의 주류업계 보호를 위해 미국산 수입 주류에 관세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로비활동을 해왔다.

EU는 당초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에 반발해 대대적인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주류제품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주류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유럽산 주류에 대한 관세를 200%로 늘리겠다고 맞서왔다.



미국의 관세가 부과됐더라면 EU의 대미 주류 수출은 16억유로(약 2조5800억원) 감소하는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프랑스 주류생산 단체는 예상했다. 또 이중 절반은 프랑스 업계가 피해를 입으면서 프랑스의 고용을 비롯해 경제에도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주류업계도 수출 감소를 우려해 모든 수입 주류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도록 로비를 해왔다.

EU는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8년 미국산 위스키에 25% 관세를 매기면서 2018~21년 대 EU 주류제품 수출이 20% 급감했다.

그후 관세가 철폐되면서 2021년 4억3900만달러였던 미국산 주류의 EU 수출이 6억9900만달러로 회복됐다.

이번 철폐와 상관없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대신 모든 EU 국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20%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EU도 주류 관세는 취소해도 다른 미국산 수입품은 품목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12월1일까지 10~25%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두와 아몬드의 경우 사료비 상승에 반대하는 유럽 축산업계의 반대로 관세 부과가 12월1일로 연기됐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무역 담당 집행위원장은 유럽 업계의 요청을 검토해 이번 주류 관세 철회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EU는 관세에 일일히 맞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주류업계를 위해 로비활동을 한 회원국들을 비난하면서 EU 무역정책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하베크 장관은 모든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가 이미 붕괴되고 있으며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미국이 취약한 위치에 있는데 반해 EU는 강력한 위치에 있어 뚜렷하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EU가 미국에 서로 관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미국측에 제안했다.

그는 “유럽은 좋은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항상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앞으로 수주내 미국을 방문해 EU 수입품에 대한 관세 20% 철회 설득에 나설 예정이라고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정부가 미국과 EU간 서로 ‘제로 관세’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중간 단계로 우선 미국 정부가 EU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10%로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