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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할 정도로 극단적 관세"…월가 거물, 줄줄이 트럼프에 등 돌려

뉴스1

입력 2025.04.08 09:31

수정 2025.04.08 09:35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월가 억만장자들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부터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세계적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전설적 투자자 억만장자 스탠리 드루켄밀러, 심지어 트럼프 최측근 일론 머스크까지 관세에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고 영미권 매체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관세가 물가를 올리고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으며 세계에서의 미국의 입지를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서한에서 "최근의 관세는 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를 초래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관세가)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된다"며 "서방 세계의 군사 및 경제 동맹이 분열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자체가 필연적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이먼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국가 안보가 인플레이션보다 중요한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긍정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블랙록의 핑크 CEO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그는 "대화를 나눈 대부분 CEO들은 지금이 불황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가 약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와 경제 전반이 관세 규모에 적응하며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고 그는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멘토로 알려진 억만장자 드루켄밀러는 "10%를 초과하는 관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켄 피셔 역시 "트럼프가 지난주 내놓은 관세는 잘못됐고 오만할 정도로 극단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를 지지했던 억만장자 애크먼은 전날 관세를 "중대한 정책 오류"라고 지적하며 90일간 관세 인상을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로 전세계 기업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관세 전쟁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오랜 공화당 기부자인 켄 랭곤 홈디포 공동창립자도 트럼프의 광범위한 관세가 너무 높게 책정되고 너무 빨리 시행됐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트럼프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조차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사이 "무관세를 바란다"를 요청하며 관세정책을 주도하는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에 직접적 비판을 자제했던 1기 상무장관이었던 윌버 로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관세 부과가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쳤다고 경고했다.
특히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힘들다고 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