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 보수 잠룡 모두가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8일 나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탄핵 반대파'는 중도층의 외면을, '탄핵 찬성파'는 지지층으로부터 비판 받고 있다. 보수와 중도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는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35%의 지지율을 얻어 55%의 이 대표에게 20%포인트(p) 차로 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37%), 홍준표 대구시장(3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31%) 등 국민의힘 다른 주자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이 대표는 과반의 지지율로 압도했다.
이 대표와 '탄핵 반대파'의 대결에서는 이 대표 지지율과 국민의힘 주자의 지지율이 동시에 오르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반대파 주자 중 가장 강경한 김 장관은 이 대표와 양자 대결에서 보수층 내 가장 높은 지지율인 68%를 얻었지만 중도층(26%)으로부터는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다.
김 장관과 대결 시 이 대표는 진보층(88%)과 중도층(61%)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보수층에서 강세를 띈 김 장관과 중도·진보층에서 우세한 이 대표의 양자 대결에서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10%에 불과해 가장 작았다.
즉, 김 장관과 대결 시 이 대표의 지지율도 오른 탓에 국민의힘에는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공간인 중원이 가장 좁아졌다.
'탄핵 반대파'인 홍준표 시장과 최근 탄핵 반대로 돌아선 오세훈 시장의 이 대표와의 양자 대결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 시장과 오 시장은 보수층에서 각각 67%를 득했지만, 중도층으로부터는 각각 30%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홍 시장과 오 시장 상대 시 52%였고 홍·오 시장의 지지율은 각각 36%와 37%로 비슷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1%로, 보수 진보 양측이 최대로 결집하는 양상이다.
'탄핵 찬성파'와 이 대표의 경쟁에서는 이 대표 지지율이 조금 쪼그라 들었고, 중원이 비교적 커졌다.
이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31%)와의 대결에서는 52%를 득해 큰 지지율 격차를 유지했다. 다만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6%로 상대적으로 컸다. 안철수 의원(34%)과의 대결에서도 51%를 얻었고, 14%의 중원을 허용했다.
다만 이들 '찬성파'의 경우 보수층 내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드러났다. 한 전 대표는 보수층으로부터 53%, 안 의원은 60%를 받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25%가 한 전 대표와 이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지지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안 의원의 경우 19%였다.
김 장관의 경우엔 같은 응답률이 6%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찬성파' 주자들은 중도층을 끌어들여 이 대표의 지지율을 낮추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한계도 보인다.
조사 대상 가운데 양자 대결에서 유일하게 이 대표에게 과반을 허용하지 않은 국민의힘 주자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이 대표는 유 전 의원(32%)과의 가상 대결에서 49%를 득해 과반에 실패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역시 보수층으로부터 53%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성 지지층은 더 '오른쪽'으로 중도층은 '왼쪽'으로 더 이동해 거리가 멀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여권 잠룡들에게는 중도층과 지지층을 동시에 사로잡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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