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한병찬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국회 몫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동시에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임자를 지명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위헌'이라며 반발했다.
후임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도 내란 공범이라고 문제 삼으며 수그러들었던 탄핵 여론을 다시 띄우는 모양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로 이 법제처장,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회가 지난해 12월 추천한 마 후보자를 약 4개월 간 임명하지 않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헌법재판소가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는 건 위헌이라고 판결했음에도 미임명 상황이 지속됐다.
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임자를 지명하는 건 위헌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위헌적 행태를 적극 행사하는 것"이라며 "한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이다.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할 권리가 없다.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대통령이 유고상황일 때 권한대행은 일신적속적인 권한(특정주체만 향유하는 권한)을 현상유지를 위한 정도만 대행하는 것이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면 안 된다는 게 모든 헌법학자의 동일한 의견"이라며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지명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후임 재판관으로 지명된 이 법제처장에 대해 "비상계엄이 실패한 다음날 안가회동을 했던 사람"이라며 "내란 공범이고 죄질이 매우 안 좋은 사람이다. 민주당은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재판관 지명은 불법이고 무효"라고 했고,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임자 지명을 '도발'로 간주했다.
율사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헌법재판관 2명이 없어도 마 재판관 임명으로 헌법재판관이 7명이 됐기 때문에 심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며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인사를 하고, 심지어 내란 관련 혐의를 받는 이 법제처장을 지명한 건 국민을 아주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다 행사한다면 장관 인사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기한 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정부로 이송되지 않아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한 권한대행의 재판관 후임자 지명에 민주당 내에서는 다시 탄핵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윤종군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헌법유린, 만행"이라며 "한 권한대행이 스스로 탄핵 유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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