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과거 미국이 사용했던 자국내 공군기지에 미 군용기가 착륙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헛소문이라고 일축하며 자신들이 기지에 대한 절대적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밝혔다고 EFE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국영 라디오 매체에 미 군용기 관련 보도는 "루머"라면서 아프가니스탄은 독립적인 군대를 가진 독립국가라고 강조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어 아프간 영토에 외국군의 존재는 필요 없다면서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이들은 아프간 내 불안정을 부추기는 세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아프간 매체는 같은 날 미군 C-17 군용기가 바그람 공군기지에 착륙했다면서 미국은 해당 군용기로 군용차, 장비와 함께 정보기관 관리들을 데려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는 탈레반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바그람 공군기지 통제권을 넘긴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그람 공군기지는 미군이 2021년 8월 철수할 때까지 작전본부 역할을 해왔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 공군기지가 현재 중국 통제하에 놓여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미국이 기지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무자히드 대변인은 당시 공군기지가 중국 통제하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
최근 탈레반 정부는 억류 중이던 미국인을 풀어주는 등 미국 측에 선의를 제공해 미국 측으로부터 '정부 인정'을 받으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미 행정부는 탈레반을 즉각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선별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교육제한 등을 통해 여성 인권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탈레반 '포용' 움직임에 대해 이란과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 관련국들은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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