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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행 트럼프와 첫 통화..."조선 LNG 무역균형 협력" 강조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23:55

수정 2025.04.09 00:00

트럼프, 방위비 증액 카드 꺼내.. 원스톱 포괄협상 요구 시사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조선, 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국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급 간 직접 소통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9시3분부터 약 28분간 정부서울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진행했다. 통화는 오후 9시31분 종료됐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한국과 처음 가진 정상급 접촉이다.



한 권한대행은 통화해서 "조선, 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한미간 한 차원 높은 협력이 필요하다"며 "상호 윈-윈 (win-win)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 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장관급에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한 권한대행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 심화되는 안보 위협 속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의지가 북한의 핵보유 의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두 정상은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에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한미일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카드를 다시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과 통화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권한대행과 훌륭한 통화를 마쳤다"며 "한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 관세, 조선업, 한국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의 합작 투자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군사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액 증액을 다시 한 번 요구한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흑자와 관세 외에도 방위비 증액 등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관세 25%를 앞세워 여러 가지 요구를 동시에 한국 협상팀에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의 최고 팀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고 상황은 좋아보인다"며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과의 거래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거래를 원하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상태”라며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곧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통화는 미국 상호 관세 부과 행정명령 발효(현지시간 9일 오전 0시 1분)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이뤄져 관련 발언이 있었을지 관심이 쏠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 57개국을 상대로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25%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에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의 파급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적 대미 협상에 나선 상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