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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새 환자 40% 이상 늘었다…'쇼그렌증후군' 아시나요?

뉴시스

입력 2025.04.09 01:01

수정 2025.04.09 01:01

쇼그렌증후군 3개월 이상 가면 검사를 "완치 어려워 약물치료·생활관리 중요"
[서울=뉴시스]김세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5.04.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세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5.04.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기온이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봄철에는 건조한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하기 쉽다. 3개월 이상 눈과 입이 건조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극심한 피로감을 동반한다면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이 건조하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쇼그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2만1282명에서 2023년 3만51명으로 지난 5년간 40% 이상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전체 환자 3만51명 중 절반 이상인 1만5818명이 50~60대 여성 환자였다.

김세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이 중년 여성에서 많은 이유는 성호르몬과 연관성이 크다"면서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는 폐경 전 쇼그렌증후군 발생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생식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쇼그렌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또 유방암 환자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을 억제하는 아로마테이즈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쇼그렌증후군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그렌증후군은 다른 자가면역질환(면역체계가 정상 조직을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과 마찬가지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인보다는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요인,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전신에 걸쳐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구강 건조와 안구 건조다. 타액 분비 감소로 건조한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오랫동안 말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미각이 변하고 입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신체검사를 하게 되면 입안에 건조하고 붉어진 구강 점막, 충치와 치주 질환이 확인되고 환자의 60%에서 귀밑샘이나 턱밑샘의 비대가 동반된다.

눈물샘이 건조해지면서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들 수도 있다. 각·결막염이 발생하고 광과민성, 홍반,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장시간 독서, 운전, 컴퓨터 사용 등 눈 깜빡임이 적어지는 활동을 많이 하거나, 바람과 먼지가 많고 연기가 나는 환경에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코안,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 분비가 줄어들면 쉰 목소리와 기침이 유발될 수 있다. 피부 건조증과 질 분비물 감소로 성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관의 분비 기능 저하로 위축성 위염, 위산 감소, 식도 점막 위축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에서 만성적인 광범위 통증이 흔하게 나타나며, 환자의 70~80%가 피로를 호소한다. 관절염, 피부에 고리 모양의 홍반, 혈관염, 간질성 폐렴, 신경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림프종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부 항-Ro 또는 항-La 항체를 가진 쇼그렌증후군 산모의 경우 태반을 통해 해당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돼 신생아 루푸스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태아 심장초음파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진단은 최소 3개월 이상의 구강 건조나 안구 건조 증상과 함께 자가 항체 검사, 쉬르머 검사(눈물의 양 측정), 안구 염색 검사, 타액 유량 검사, 침샘 조직 검사 등의 결과가 고려된다.

쇼그렌증후군 치료는 주로 건조 증상을 완화하고 조절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김 교수는 "구강이 건조한 경우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와 흡연, 음주를 피하고 입으로 숨 쉬는 부비동염 등을 치료해야 한다"면서 "또 자주 물을 마시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치질을 할 땐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고, 평소 구강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필로칼핀과 같은 콜린성 부교감신경절 촉진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안구 건조 증상을 완화하려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부는 환경에서 보호안경이나 고글 착용을 해볼 수 있고, 장시간 눈 깜박임이 적어지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
김 교수는 "약물 치료로는 인공눈물과 윤활 연고가 고려된다"면서 "염증이 동반될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시클로스포린을 사용하기도 하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눈물점 폐쇄 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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