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법원 "신베트 국장 경질 보류, 20일까지 타협하라"

연합뉴스

입력 2025.04.09 05:21

수정 2025.04.09 05:21

11시간 심리 끝 '절차적 결함' 가처분 명령…"후임 인선도 안돼" 내각 측 "총리에 임면권" 주장…여당 의원·지지자 고성 지르다 퇴장당해
이스라엘 법원 "신베트 국장 경질 보류, 20일까지 타협하라"
11시간 심리 끝 '절차적 결함' 가처분 명령…"후임 인선도 안돼"
내각 측 "총리에 임면권" 주장…여당 의원·지지자 고성 지르다 퇴장당해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출처=연합뉴스)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출처=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고등법원은 내각이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 해임을 보류하고 타협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8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11시간에 걸쳐 바르 국장 해임효력정지 청원을 심리한 결과 내각이 오는 10일 예정대로 그를 해임해서는 안 되며, 후임자를 인선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고등법원은 또 내각이 바르 국장 해임 여부에 이견을 가진 검찰총장실과 타협해 오는 20일까지 "창조적 해법"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고등법원은 제시된 시한까지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재판부가 이번 소송과 관련한 최종 판결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심리에서 내각 측은 현행법상 총리에게 기관장 임면권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이번 소송이 바르 국장의 권력 연장을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청원을 제기한 야권과 시민단체는 내각의 해임 결정이야말로 정치적 이유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총리 측근 인사에 대한 신베트의 '카타르 게이트' 수사가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고등법원 (출처=연합뉴스)
이스라엘 고등법원 (출처=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르당의 탈리 고틀리브 의원과 지지자들은 방청석에서 수차례 고성을 질렀다. 재판부는 잠시 휴정한 뒤에도 소란이 가라앉지 않자 고틀리브 의원 등 일부를 퇴장시켰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재판부 3명 모두 바르 국장 해임에 절차적 결함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특히 재판장은 내각이 해임 의결에 앞서 규정대로 자문위원회와 협의했어야 한다는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의 주장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달 20일 회의에서 바르 국장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당한 이후 바르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바르 국장은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자극하는 극우파 각료의 행동을 비판하는가 하면 하마스 기습을 허용한 근본적 책임을 내각에 돌리며 네타냐후 총리의 눈 밖에 났다. 두 사람은 최근 신베트의 '카타르 게이트' 수사 이후 완전히 갈라섰다.


내각 결정 이튿날 야당과 시민단체는 바르 국장 해임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고등법원은 본안 심리까지 해임 효력을 중지하는 가처분을 인용했다.

방청객 법정 소란 (출처=연합뉴스)
방청객 법정 소란 (출처=연합뉴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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