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익중 원장 인터뷰…"'만 10세' 정도" 파격 의견
"학교의 정치화? 사회 관심 커지는 것 나쁘지 않아"
"정보공개청구, 입양인들 편 들어야 형평에 맞아"
빈번한 아동학대 신고…"부모 교육 강화해야" 강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09. bjk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9/202504090530354265_l.jpg)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대선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투표권이 주어지는 나이를 낮추자고 화두를 던졌다.
정 원장은 "어린이를 성숙하지 않다고 보지만 아동 중에도 훌륭한 아이들이 있다"며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인 '만 10세'까지도 하향 가능한 나이로 본다는 파격적인 의견도 제시했다.
정 원장은 지난 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지만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는 부분이 부족하다. 아동의 참여권을 강화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선 국면을 맞아 투표권 연령 확대를 의제로 띄우자는 제안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투표 가능한 연령이 최소 만 19세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다.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 대부분은 이보다 더 낮은 만 16세까지 내려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장은 개인적으로 투표 연령을 얼마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는지 묻자 "(우리나라) 초등학교 회장 선거가 3학년 때부터 이뤄지는데 그때부터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만 10세 정도"라고 답했다.
그는 미성숙한 존재인 아동에게 투표권을 줘선 안 된다는 일각의 논리에 대해선 "그런 얘기들 때문에 여성과 흑인들의 투표권이 제한됐던 것"이라며 "아동 중에서도 굉장히 훌륭한 아이들이 있고 어른 중에서도 수준이 낮은 어른들이 있다. 아동이라고 해서 투표권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학교의 정치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라며 "학교를 다니는 시점부터 사회에 대한 생각이 커지는 게 나쁘다고만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사회에 대해 모르고 공부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09. bjk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9/202504090530396208_l.jpg)
정 원장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법 개정을 논의 중인 입양 정보 공개 청구 제도와 관련해선 입양인들의 알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입양인에게 의료상 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있고 친생부모가 사망한 상태라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부모 동의 없이 입양인에게 정보가 제공되는데, 둘 중 하나만 충족하더라도 제공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의료상 목적이더라도 친생부모가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을 시엔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여기에 더해 현재 우편으로 제한돼 있는 친생부모의 정보 공개 동의 여부 확인 방식을 전화 등으로 확대하고, 입양인의 유전자 검사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장은 "입양이 이뤄지는 시점엔 입양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었고 그냥 친생 부모의 의사대로 입양이 된 거다. 그렇다면 입양 정보 공개 청구 시점엔 입양인들의 편을 들어야 형평에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아동학대와 관련해선 국민들의 신고 의식은 높아졌지만 아동 권리 자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며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아동학대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85.9%에 달했다.
정 원장은 "출생신고할 때나 아동수당을 신청할 때 등 부모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직장인들이 받는 가정폭력 예방 교육에 아동학대 내용이 포함되는데 그런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음 달 어린이날을 앞둔 어린이들에게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는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어른들에겐 "그런 기회를 사회에서 계속 주셨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어리다고 생각하지 말고 보통의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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