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춘래불사춘' 유통가…잇단 희망퇴직에 법정관리 릴레이까지 '찬바람'

뉴시스

입력 2025.04.09 06:02

수정 2025.04.09 06:02

롯데웰푸드 45세 이상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 단행 롯데 계열사별 희망퇴직 실시하며 인력 효율화 3월 한 달 사이 홈플러스·발란 등 기업회생 돌입
[서울=뉴시스]동효정 이혜원 기자 =
[부천=뉴시스] 이다솜 기자=폐점 예정인 홈플러스 부천소사점 지하 1층에 식품 코너 매대에 콩나물, 두부 제품이 비어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5.03.12
[부천=뉴시스] 이다솜 기자=폐점 예정인 홈플러스 부천소사점 지하 1층에 식품 코너 매대에 콩나물, 두부 제품이 비어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5.03.12

"봄이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네요."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


벌써 4월에 접어들었지만, 유통가는 아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내수 경기 침체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의 식품 주력 계열사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유통가엔 아직도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뉴시스 8일 자 [단독] 롯데웰푸드, 45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 '희망퇴직' 단행 기사 참조)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월푸드는 사업의 효율화 및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45세 이상(1980년 이전 출생자)으로 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이 대상이다.

근속 10년 이상~15년 미만은 기준급여 18개월, 15년 이상은 기준급여 24개월치(2년치)를 지급한다.



또 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과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1명당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실제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둔화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조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 내린 1571억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통상임금 판결 등 일회성 비용이 들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손순실 25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를 겪은 롯데는 그룹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6월 사상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12월에도 적용 대상을 확대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면세점도 8월 희망퇴직으로 150여명의 직원을 줄인 바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 양강 신세계그룹 역시 계열사별 희망 퇴직을 통한 고강도 인력 효율화에 나선 바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12월에도 적용 대상을 확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같은해 7월에는 온라인몰 계열사 SSG닷컴에서 법인 설립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9월에는 G마켓이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행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8명의 급여를 20% 반납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와 온라인 명품플랫폼 1위 발란이 기업회생에 돌입하며 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고, 한달이 지난 현재 농축산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농축산엽합회에 따르면 유가공조합·업체의 경우 홈플러스로부터 40억~100억원의 납품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

현재 서울우유는 홈플러스에 대해 납품을 중단한 상황이다.

발란 역시 정산 대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31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감하자 과도한 마케팅을 펼쳤고, 결국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정산대금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프랜차이즈 외식점 '이차돌' 등을 운영하는 법인 다름플러스도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소매 시장의 체감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75로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가 100미만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유통기업들은 올해 경영 실적에 영향을 미칠 주요인으로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4.0%) ▲국내 정치 불확실성(39.2%) ▲운영비용 부담 증가(36.8%) 등을 꼽았다.

특히 백화점(85→73)과 대형마트(85→73)의 경기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크게 하락하며 부진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수 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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