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견해 존중·맹종 안 해...소수의견 경청·치우지지 않을 것"

[파이낸셜뉴스] 마은혁(62·사법연수원 29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념 편향 우려와 관련해 '균형 있는 시각'으로 재판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 재판관은 9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수의 견해를 존중하되 맹종하지 않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되 치우치지 않겠다"며 "균형 있는 시각과 공정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우려하시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분들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오로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국가원리 등 헌법의 기본원리만을 기준으로 삼아 헌법을 해석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헌법질서에 대한 위협과 이에 대한 회복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의 국내외 정세는 헌법질서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우리에게 큰 도전과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대한국민이 보여주신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헌신을 바탕으로 헌재는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음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헌재가 결정해온 주요 결정의 의미를 언급하며 "그동안 쌓아온 이와 같은 성과가 더욱 공고하게 되도록 성의를 다하겠다"면서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위기, 젠더 문제 등 새로운 과제와 관련해 헌법에 따른 문제 해결이 기준이 도출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 재판관은 이날 오전 첫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헌법재판관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덕수 권한대행이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정당한 권한행사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첫날이라 그렇게까지 말씀 올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마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6일 조한창·정계선 재판관과 함께 국회 추천 재판관 후보자로 선출됐지만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사유로 임명이 거부돼 석달 넘게 대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전날 마 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마 재판관은 지난 2000년 대구지법 판사로 시작해 서울중앙지법·서울가정법원·서울고법 등에서 25년간 재판 업무를 수행했다. 마 재판관은 판사 임관 전에 운동권 조직에 몸담고 진보정당에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이념 편향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또 그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기도 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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