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최근 부동산 경기 저하로 부동산신탁사들의 부실자산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탁계정대 부실이 늘면서 대손충당금은 부담 또한 커지고 있어 이는 신용도까지 위협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 13곳의 고정이하자산비중은 55.3%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30.2% 수준이었던 고정이하자산비중은 2023년 45%로 뛰더니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통상 금융사는 보유 여신을 자산건전성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이 가장 양호한 상태인 정상에서부터 회수가 어려운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한다. 이중 △고정△회수의문 및 추정손실로 분류된 여신의 합계액을 총여신으로 나눈 비율을 고정이하여신비율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신탁계정대에서 쌓는 대손충당금도 지난해 말 1조7903억원으로 2023년 말(8696억원) 대비 105.8% 증가했다.
2022년 수준(약 4961억원)과 비교하면 세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신탁계정대 규모가 증가하고 관련 추가적인 위험부담이 커진 결과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을 뜻한다.
신탁계정대가 확대될수록 이자수익이 늘면서 수익성은 좋아지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자금회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돌아온다.
신탁계정대 이자비용도 지난해 말 기준 3155억원(13곳)으로 2023년 말(1932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실제로 이는 신탁사의 신용도까지 위협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8일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을 A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박종일 나신평 연구원은 한국자산신탁 등급 전망 하향과 관련해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한국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규모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관련 이자수익 비중이 2022년 7.6%에서 2023년 11.9%, 2024년 28.2%로 상승했다"면서 "신탁계정대 회수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위험부담이 내재해 있다는 점에서 영업수익의 질이 다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기존 신탁계정대 축소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업비 증가 및 공사지연에 따른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도 있다. 고정이하 자산을 중심으로 건전성 변동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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