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환율 1500원대 초읽기... 외국인 9거래일 연속 11조 순매도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9 17:24

수정 2025.04.09 17:24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334.23)보다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58.45)보다 15.06포인트(2.29%) 떨어진 643.39에 거래를 종료했다. 사진=뉴시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334.23)보다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58.45)보다 15.06포인트(2.29%) 떨어진 643.39에 거래를 종료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폭탄 투하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단기간 10조원이상 물량을 쏟아내는 투매 양상으로 코스피 지수를 2200선으로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이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우려로 매도물량을 늘리면 달러수요 증가와 함께 환율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증시에서 역대급 외국인 매도공세가 환율시장의 복병이 되고 있는 셈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1조484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35위의 삼성중공업 시총(11조4752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360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조123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순매도기준으로 외국인이 10조원 넘게 팔아치운 건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당시 외국인은 2020년 3월 5일부터 4월 16일까지 30거래일간 순매도를 이어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7649억원 상당의 물량을 쏟아냈다. 최근에는 불과 9거래일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투매'에 국내 증시는 23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4%(40.53p) 하락한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300을 밑돈 것은 2023년 10월 31일(2277.99)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이날 640선으로 주저앉으면서 지난해 12월 9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웃돌며 15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이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다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외국인의 환차손이 늘어나는 만큼 빠르게 국내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확대됐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관세 전쟁으로 인해 증시 등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자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손을 털어내고 있다"며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가니까 원화 약세, 달러 강세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기 전까지 외국인의 복귀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관세 갈등이 정점을 지나고 환율이 안정기에 진입해야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우려도 외국인 귀환의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두고 있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로 더욱 원화 가치 절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4분기 원·달러 환율 상단을 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고조되는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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