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불붙은 관세전쟁에 치솟는 환율…금융위기 후 최고 1484.1원 마감(종합)

뉴스1

입력 2025.04.09 15:52

수정 2025.04.09 15:52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을 비롯한 환율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2025.4.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을 비롯한 환율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2025.4.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대중국 '104% 관세'가 현실화하자 달러·원 환율이 16년 만에 최고치로 시작해 최고치로 마감했다.

시장에선 세계 경제 불확실성 고조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넘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73.2원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마감했다.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지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최고치 마감이다.

이날 환율은 10.8원 오른 1484원에 출발하며, 장 시작가(오전 9시)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로 장을 시작하기도 했다.

아울러 환율은 장 시작 직후 1487원을 넘어서, 장중 기준 지난해 12월 27일 1486.7원을 3개월 만에 다시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할 대(對)중국 '상호관세'를 34%에서 84%로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중국에 대해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2일 서명했지만, 중국이 같은 34%의 '맞불 관세'를 발표하자 5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 중국에 대해서는 총 104%(10%+10%+84%)의 추가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게 된다.

발효 전까지 중국과의 협상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며 대중국 관세는 실행됐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 고조에 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의 약세는 심화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진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하는 방식으로 환율 전쟁에 임한다면 원화의 장중 추가 약세도 불가피하다.

외국인은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인 2조 934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8일 6423억 원 △이날 1조 5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시장에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장중 환율이 1500원을 넘는 건 지난 2009년 3월 12일(1500원)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 기조가 연초 예상보다 강경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상단을 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고조되는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와 미·중 간 환율 전쟁 리스크는 환율을 1500원 수준까지 상승시킬 수 있는 악재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특히 상호관세 여파가 국내 성장률에 예상보다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내 성장률 하향 조정 분위기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을 가중할 공산이 커,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도 환율 상단 전망을 1500원(기존 147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위 연구원은 "해외 증시 급락에 따른 내국인 해외투자 자금 청산 또는 트럼프의 대폭 완화된 관세 정책이 없는 한 환율의 추세적인 하향은 단기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전망치 하단을 1360원에서 1380원으로, 상단을 1470원에서 1500원으로 수정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