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낙상 마렵다"…신생아 학대 정황에도 "아직 사과 없어" 피해父 호소

뉴시스

입력 2025.04.09 17:38

수정 2025.04.09 17:38

[서울=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환아를 촬영한 뒤,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는 등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입건된 가운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해당 간호사로부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피해 신생아의 아버지 A씨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간호사를) 못 만났다. 아직 얼굴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당사자가 사과를 안 하는가'라고 묻자 A씨는 "그렇다. 아무 연락도 없다"며 "그냥 버티는 건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A씨는 당초 병원 측으로부터 "이건 명백한 학대이며, 병원은 아이의 진료와 의료 지원을 책임지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혀 믿음을 가졌다고 전했다.

[대구=뉴시스] 대구가톨릭대 병원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SNS에 올린 사진 (사진=피해 신생아 가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가톨릭대 병원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SNS에 올린 사진 (사진=피해 신생아 가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후 병원 원무과 관계자들이 "간호사 개인의 일탈일 뿐, 병원은 책임이 없다"며 "이건 학대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껴 결국 공론화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자녀의 출생과 입원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아이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 15분경 태어났으나, 7시간 뒤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병원 측으로부터 "간호사의 일탈 행위가 있었다"는 문자를 받았고, 부인이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가 학대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 3장을 발견했다. A씨는 "당시엔 우리 아이인 줄 몰랐지만, 병원에서 아이가 맞다고 확인해줬다"며 "너무 화가 나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병원에 도착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A씨는 "CCTV가 없으니 엄청 찝찝하더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A씨는 '간호사의 일탈일 뿐 병원의 잘못은 없다'는 말을 들은 뒤 "처음 제보해주신 분께서 부인에게 추가 제보를 했고 여러 가지 정황상 빼도 박도 못한 증거들을 보내줬다"며 "(내용이) 많이 충격적이다. 아픈 아이에 대한 것들을 지칭하는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사진=피해 신생아 아버지 제공) 2025.04.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사진=피해 신생아 아버지 제공) 2025.04.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A씨가 받은 제보에는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오늘 언제 뒤질지도 모르는 폭탄 덩어리를 맡고 오전에 퇴원까지 보냈는데 너무 평온하기에 찝찝해서 퇴근 전까지 기도했다"는 등 내용과 욕설이 포함돼 있다.

A씨의 자녀는 입원 하루 뒤 청색증과 황달이 와 치료받는 중이었으며 관으로 수유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해당 간호사의 SNS 활동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확인된 관련 간호사만 3명"이라고 밝혔다.

학대가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A씨는 "병원이 마치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책임을 간호사 한 명에게만 돌리고, 병원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며 "CCTV가 있다면 이런 학대 행위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 측으로부터 아동 학대 혐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4일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 B씨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B씨 외에 병원에서 아동 학대에 가담했거나 이를 방조한 간호사가 더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병원은 내부 확인 결과 B씨 외에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간호사 2명이 특정됐다며 범행 가담 여부는 더 살펴봐야 한다고 전날 밝혔다.

[대구=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윤영 병원장이 대구가톨릭대병원 유튜브를 통해 신생아 학대 논란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진=대구가톨릭대병원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윤영 병원장이 대구가톨릭대병원 유튜브를 통해 신생아 학대 논란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진=대구가톨릭대병원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now91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