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가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성사 가능성은 단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장 가치가 11조 원 안팎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매각설에 관심이 모였지만, 사업 실적과 그간 업계의 인수합병(M&A) 사례에 비춰 봤을 때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장기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콘텐츠 산업 고점 찍었다…사법 리스크도 매각 부추겨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요 주주들에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카카오 그룹의 기업 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당 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뮤직(연예 기획) △스토리(웹툰·웹소설) △미디어(제작사) 세 가지 사업을 운영한다.
2019년 카카오페이지였던 시절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카카오의 자회사 '쪼개기 상장'(매출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나중에 분사) 등 논란이 일면서 중단됐다.
IPO 대신 경영권 매각을 선택한 이유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상장하더라도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산업 성장성이 갈수록 줄고 있어 고점에 도달했을 때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몸값 11조원'설, 실적 보면 현실성 낮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매각설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몸값이 11조 원 안팎이란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실적을 고려했을 때 현실화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8128억 원으로 전년(1조 8735억 원) 대비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692억 원)보다 16.5% 증가한 806억 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11조 원은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영업이익의 140배"라며 "2023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투자를 유치했을 때 인정받았던 최근 기업 가치가 약 11조 원이라 기준점으로 사용될 뿐, 실제 그 가격에 매각이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10조 원 규모의 M&A 사례가 없었던 점도 추정 매각 가격이 다소 과장됐다는 분석의 근거다.
김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산업이 최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에도 10조 원 규모의 매각이 성사된 적은 없었다"며 "최근에는 전체 산업 가치가 낮아지고 있어 더욱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자와 가격 조율 어려울 것…매각해도 장기화 전망
매각을 단행하더라도 단기간에 매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을뿐더러, 현 상황에서 매각 가격과 잠재 매수자의 희망 가액의 간격을 좁히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성으로는 매수를 희망하는 기업과 가격 접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만약 매수자를 찾는다면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니라 해외 재무적 투자자(FI)를 중심으로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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