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상어 공격에 손잃은 미 10대 생존자, 상어 경보시스템 입법 요구

뉴시스

입력 2025.04.10 08:15

수정 2025.04.10 08:15

앨라배마주 그리빈(16), 손과 다리 일부 잃고 생존 주 의회에 상어 경보 시스템 강화법 제정을 요청
[AP/뉴시스]캘리포니아주 타이드 비치 해수욕장의 한 관광객이 상어공격 위험을 경고하는 광고판 옆을 지나 걸어가고 있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 해 상어공격으로 손과 다리를 잃은 소녀가 최근 상어경보 시스템의 입법을 요청해 주의회가 이를 통과시켰다. 2025. 04. 10.
[AP/뉴시스]캘리포니아주 타이드 비치 해수욕장의 한 관광객이 상어공격 위험을 경고하는 광고판 옆을 지나 걸어가고 있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 해 상어공격으로 손과 다리를 잃은 소녀가 최근 상어경보 시스템의 입법을 요청해 주의회가 이를 통과시켰다. 2025. 04. 10.
[몽고메리( 미 앨라배마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앨라배마주의 한 10대 소녀가 지난 해 6월 7일 플로리다주 팬핸들 해수욕장에서 상어의 맹렬한 공격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경험을 한 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상어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고 주 의회에 입법 청원을 했다.

룰루 그리빈(16)이란 이 소녀는 당시 왼쪽 손 전부와 다리 한 쪽의 일부를 상어에게 물려서 잃었다. 그는 앨라배마주 의회에 자신이 제안한 상어 공격 경보시스템의 입법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공화당의 데이비드 포크너 주하원의원 발의로 상정된 법안은 해안 근처에 상어의 도발없는 공격과 침입 정보가 있을 경우 대중에게 미리 경보를 발하는 상어경보 시스템을 담고 있다.

그리빈은 "내가 공격 당하기 1시간 반 전에 내가 있던 해변에서 2마일(약 3.2km) 떨어진 바다에서 상어 공격 사건이 있었ㄴ는데도 나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런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자기와 친구가 감히 그 날 바닷물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니까 이번 법안으로 앞으로 일어날 그런 공격과 사고들을 미리 막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포크너 의원은 이번 입법안은 앨라배마주 해안에만 적용되는 것이지만, 성사가 되면 다른 주들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고 어쩌면 연방 의회에서도 이를 채택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가까운 해변에서 상어 공격 사건이 있었는데도 피해 소녀는 미리 아무런 경고도 받지 못했다. 내 생각엔 오늘 당장이라도 그런 일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포크너 의원은 앨라배마주 하원의 공공 안전 및 국토안보 위원회를 통해서 9일 이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은 현재 앨라배마주 하원 본 회의에 상정 되어 있다.

그리빈의 이름을 딴 이 상어 경보시스템은 해안에서 아무런 도발도 받지 않았는데도 공격해 오는 모든 상어에 해당되는 경고이다.

그 이전의 유사한 법은 상어 떼로 인한 "임박한 위험"에 대한 경보 만을 허용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너무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지나치게 자주 경보가 울림으로써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고 지역 관광 산업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클리어워터 비치( 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플로리다 해안에서 올해 4월 7일 열린 "슈가 샌드 축제"에 출품된 상어공격을 표현한 모래 조각의 영상 기록.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 해 상어공격으로 손과 다리를 잃은 소녀가 상어경보 시스템의 입법을 요청해 주의회가 이를 통과시켰다. 2025. 04. 10.
[ 클리어워터 비치( 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플로리다 해안에서 올해 4월 7일 열린 "슈가 샌드 축제"에 출품된 상어공격을 표현한 모래 조각의 영상 기록.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 해 상어공격으로 손과 다리를 잃은 소녀가 상어경보 시스템의 입법을 요청해 주의회가 이를 통과시켰다. 2025. 04. 10.
그리빈은 상어 공격 당시 친구 한 명과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상어다!"하고 외쳤다고 했다.

두 사람은 커다란 그림자를 본 뒤 죽을 힘을 다 해서 해안 쪽으로 헤엄 쳤지만 상어는 두 소녀를 덮쳤다.

그리빈은 손을 먼저 물렸고 물위로 내밀고 있던 손이 갑자기 사라져서 어리둥절 했다고 말했다. 상어에 너무 놀라서 아픈 것도 못느꼈다. 다음 순간 상어는 소녀의 한쪽 다리를 물어 뜯었다.

그 때 웬 영웅적인 남성 한 명이 물에 뛰어 들어 그녀를 해안으로 끌어냈다. 해수욕장에 배치되었던 구급대와 의사가 보였고 기절한 그녀는 병원에서 깨어 났다고 했다.

소녀의 오랜 회복과정은 소셜 미디어에 다큐멘터리로 기록되었다. 주의회에 출석한 그리빈은 의원들의 인사와 함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미국의 상어는 앨라배마주와 플로리다주 해안의 바다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상어가 아무런 도발이나 피습 없이 사람을 공격한 경우는 지난 해 전 세계에서 47건이 일어났다고 플로리다 대학교 국제 상어 공격 기록에 나타나 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주의회에 이 번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면서 이를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추가적인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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