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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대형사 보수인하 경쟁 과열..운용 질서 훼손”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0 09:15

수정 2025.04.10 09:15

23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내부 규율 재정립 당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최근 대형 자산운용사 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시장질서 훼손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 23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대형사 간 외형확대를 위한 보수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기본 업무인 펀드가격(NAV) 오류가 반복돼 투자자 신뢰 훼손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본연 책무를 소홀히하는 운용사에 대해서는 펀드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감독 의지를 표명한 것. 이 원장은 “운용사 자체적으로도 업무원칙 및 내부규율 재정립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신인의무 이행과 관련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일부 대주주·임직원의 사익추구, 계열사 등 이해관계인에 치우친 의사결정 등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의결권 행사 모범 및 미흡사례를 적시하고 향후 시장이 성실한 수탁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 운용규제 개선과 운용사 업무영역 확대 등에 대한 지원 의사도 전했다.

이 원장은 “주요국이 운용산업 고도화에 집중하며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국내 운용업계는 여전히 한정된 영역에만 매몰되어 있다”며 “전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K-운용’만의 차별화 전략이 출현할 수 있도록 업계의 고민과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산운용사 CEO들도 과도한 마케팅 자제 등 자정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자산운용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금감원에 따르면 CEO들은 “자산운용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펀드가입 절차 간소화, 외화표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허용, 장기적립식·채권형 상품에 대한 세제상 혜택 부여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자본시장이 ‘누란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이 원장은 “만성적인 증시 저평가, 기업실적둔화 우려, 글로벌 관세전쟁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자본시장 선진화의 핵심과제인 주주이익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치적 이해관계는 접어두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