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관세유예' 발표 3시간전 "매수할때"…"시장조작" 비판

연합뉴스

입력 2025.04.10 11:11

수정 2025.04.10 17:11

"진짜야?" "맙소사" 트럼프 관세유예에 뉴욕증권거래소도 '발칵'
트럼프, '관세유예' 발표 3시간전 "매수할때"…"시장조작" 비판
"진짜야?" "맙소사" 트럼프 관세유예에 뉴욕증권거래소도 '발칵'

9일 오후 '관세 유예' 뉴스에 분주해진 NYSE (출처=연합뉴스)
9일 오후 '관세 유예' 뉴스에 분주해진 NYSE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 증시 심장부인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한창 바쁠 시간인 9일(현지시간) 수요일 오후 느닷없이 고함과 막말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는 '폭탄 선언'이 SNS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뉴욕 투자업체 머리디언 에퀴티 파트너스의 조너선 코피나는 당시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면서 "모두 고함을 지르며 '이게 뭐야?' '재무 장관이 한 얘기야?' '관세 유예라고?'라고 외쳤다. 우리는 서로 소리를 질러대며 사실인지 아닌지 분간하려고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NYSE 35년차 베테랑도 패닉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제이 우즈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맙소사!"라면서 "이거야말로 완전 '충격과 공포'"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따라 최근 며칠 간 세계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다.

폭주하던 미국발 상호관세에 이날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전날까지 곤두박질 치던 뉴욕 증시는 나스닥 12%, S&P500 9.5% 등으로 급반등했다.

트럼프, '관세유예' 발표 3시간전 "매수할때"…"시장조작" 비판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관세유예' 발표 3시간전 "매수할때"…"시장조작" 비판 (출처=연합뉴스)

이날 오후 전해진 갑작스러운 호재에도 월가 증권맨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것은 며칠 전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도 상호관세 발효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난데없이 '90일간 유예설'이 터져나와 불과 10여분 사이 나스닥 지수가 장중 저점 대비 10% 급등하는 등 기록적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를 '가짜뉴스'라고 진화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당일 오전 장중 2조4천억 달러(3천50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유예 깜짝발표를 두고 "사실상 시장 조작"이라는 비판도 거세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증시가 개장한 오전 9시30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연달아 "진정하세요!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미국은 이전 어느 때보다도 좋아지고 커질 것", "지금은 매수하기에 아주 좋은 때!!! DJT"라는 글을 올렸다.

DJ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니셜이자 트럼프 미디어의 종목코드다.

그러고는 약 3시간 뒤에 트루스소셜에 또다시 글을 올려 "나는 90일간 유예를 승인했다"고 전격 발표했는데, 그사이 테크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등했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시장 조작'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네소타대 법학 교수인 리처드 페인터는 "대통령이 시장 조작에 가담했다는 비난에 노출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 역시 21.67% 폭등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같은 시선을 보도하면서 민주당 일각에서도 문제 제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의적으로 증시를 조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그리어 대표는 이에 대해 "그것은 시장 조작이 아니다.
우리는 글로벌 무역 체계를 재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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