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트럼프가 출마 물었다고…'한덕수 차출론' 여론 간보기

뉴스1

입력 2025.04.10 12:04

수정 2025.04.10 12:04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선 출마 의향을 직접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9일 "정상 간 통화는 외교적 사안으로 상세내용을 공개하거나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한 권한대행은 국정운영에 전념하고 있으며, 대선과 관련해서 일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를 통해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여권이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을 띄우기 위해 여론 '간보기'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로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낸 시점과 맞물리며, 물밑에서 거론되던 '한덕수 차출론'이 수면 위로 떠오른 형국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가나다순) 등 이른바 '빅4'를 포함해 20명 가까운 인사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확실한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추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힘 상임고문, 한 대행 대선 후보 내세우자 의견 다수

전날(9일)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지도부 오찬에서도 한 권한대행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양국 정상간 직접 소통을 통해서 통상 외교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 권한대행의 대응이 매우 효과적이고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한 권한대행은 노무현·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총리를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50여년 경력의 관료 출신이다. 보수·진보 정권을 모두 경험한 '검증된 관료'로, 가장 안정적인 후보라는 게 여권의 평가다. 미국발 글로벌 통상 위기와 민생 경제 불안이 심화되면서, 한 권한대행의 외교·경제 전문성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보수진영에선 탄핵소추를 당했다가 복귀한 '생환 서사'와 정치권 밖의 안정형 이미지가 더해져, 한 권한대행이 권력분산형 개헌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정치 참여에 선을 그어온 본인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보수 진영 내 구심점이 부재한 상황에서 '비상 국면용 구원투수'로 계속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이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56%, '잘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3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하지만 현직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특수한 위치와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론은 정치적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정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다른 후보들과 달리 본격적인 검증 대상에서 빠져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황우여 선대위원장 "출마 여부, 주중에는 결정해야"

당 일각에선 2017년 조기대선 당시의 '황교안 특례'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도부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선관위는 (추대론이나 특례 조항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이 출마 의사가 있다면 "주중에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사무총장도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특례 조항은) 검토한 적 없다"며 "경선이 모두 끝난 뒤 당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해야 집권이 용이하겠다'고 생각하면 (추진할) 수 있겠지만, 그건 후보의 몫이지 당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당내 단합과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경선에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