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3년 8월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의 업무 처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부적합 부지 선정, 시설 부실 설치, 준비상황 사전점검 및 보고 체계 부실뿐만 아니라 각종 계약 비위와 외유성 출장 등 기강해이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10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업무를 부실하게 한 여성가족부·전라북도에는 주의를 요구하고, 위법·부당행위자 18명에 대해서는 징계요구와 인사자료통보, 수사요청, 수사참고자료 송부 등 엄중 조치했다고 밝혔다.
폭염경보에도 현장대응 부실…필수시설 지연·부실 설치
새만금잼버리는 준비·운영기구인 조직위,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가부, 유치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와 부지 매립을 담당한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조직위의 경우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 최창행 사무총장이 선임되고, 국제행사 경험이 있는 직원 비율은 6.3%에 그치는 등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상반기 화장실, 샤워장, 전력, 와이파이, 급수 등 각종 필수시설을 지연 및 부실 설치했고, 폭염 대비 물품이나 급식, 의료, 방제, 폐기물처리 등 생활서비스 제공 물자 및 인력을 부실 준비했다.
폭염경보에도 염분 지급을 미루는 등 현장대응에 부실했고, 여가부에 시설 설치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숙영시설 임차, 과정활동 프로그램 운영 등 각종 계약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위반하거나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 특혜를 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업무를 부실·부당 처리한 최 전 사무총장을 인사자료 통보 조치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를 송부했다.
또한 여가부는 잼버리지원단 인력 주축인 사무관 자리에 지자체 파견 인력을 충원하고, 갑질 문제로 불복 절차 중인 직원을 팀장으로 배치했다. 조직위의 생활서비스 제공, 시설설치 등 준비 업무를 부실 관리·감독하고, 현장점검을 형식적으로 수행했다.
조직위로부터 화장실, 샤워장 미설치 사실을 보고 받고 현장점검에서 의료·사무기기 등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도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해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마련할 기회도 놓쳤다.
여가부는 이후에도 숙영설치가 지연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조직위에 설치 일정을 당겨달라고 요청만 했을 뿐, 타 부처 인력투입 등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런 이유로 김 전 장관과 이기순 전 여가부 차관 등을 인사자료 통보 조치했다. 담당 국장의 경우 징계요구와 함께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참고자료 송부 조치됐다.
전북도, 제반 여건 검토 없이 눈으로만 보고 부적합 후보지 선정
아울러 전북도는 국내 후보지 선정 및 그늘 조성용 조경시설과 배수로 설치를 담당했는데, 제반 여건 검토 없이 현장을 눈으로만 보고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제출하는 개최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이행 가능성 검토를 소홀히 해 실제 나무 식재, 연맹에 스카우트센터 위탁 등이 불가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야영지 내부배수로를 작게 기울기 없이 설치하고, 배수용량이 부족한 측구수로에 연결해 빗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농지관리금 사용이 농지조성 등과 직접 관련되는 용도로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관광·레저용지'인 잼버리 부지 매립에 기금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용도 외 사용 문제를 외견상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부지 용도를 관광·레저용지에서 유보 용지로 전환해 기금 투입 후 다시 관광·레저용지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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