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 본부장은 상호관세 등을 협상하기 위해 8~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입국, 세계 각국 대표들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약 1시간 동안 면담했다. 또 윌리엄 키민 상무부 국제무역 담당 차관 내정자, 제프리 케슬러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 차관과도 회담을 진행했다.
정 본부장은 9일 미국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유예 조치는 미국 측과의 관세 협상을 지속해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한국에는 25% 관세를 책정했다. 관세는 9일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당분간은 전 세계 국가들과 동일하게 10%의 관세를 부과받으며 한숨 돌리게 됐다. 상호관세와 달리 10% 관세는 전 세계 국가들에 동일하게 적용돼,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에게 "우리나라에 부과한 상호관세 및 철강, 자동차 등 관세조치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며 관세 인하 등 특별한 대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중국에 1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 본부장은 "풍선 효과로 인해 우리 제3국 수출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 등을 감안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대미 협의와 같은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상품 일부가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며, 국내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정 본부장이 현장에서 상호관세 유예에 대한 기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전했다며 미국측과 무역수지 문제, 조선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비록한 에너지 협력을 논의했지만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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