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60대 중반 주부 최모씨는 종종 무릎에 뻐근하고 불편한 느낌이 있었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없어 참고 지내왔다. 그런데 며칠 전 갑자기 심한 무릎 통증이 생겼다. 계단 오르내리기도 힘들고, 앉았다 일어설 때 너무 아파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이후 최씨는 무릎 골관절염으로 진단받고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직 인공관절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어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는게 좋겠다는 설명이었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로 뼈, 인대 등이 손상돼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퇴행성관절염이라고도 부른다. 무릎 부위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 하면 무릎관절염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50대 이후 흔하게 발병하는 대표적인 노년기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지난 2023년 기준 433만2516명으로 전체 환자의 84%가 60대 이상이며 50대를 포함하면 9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관절염은 극심한 통증과 관절의 변형, 외부활동의 급격한 제한으로 노년기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심한 통증은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또 보행이 불편해지면서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면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더이상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라면 약물 치료, 연골 주사 치료, 체중 조절 등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존적치료에 증상 개선 효과가 없고 인공관절수술을 하기에는 이른 중기 관절염 환자의 경우 자가혈소판 풍부혈장(PRP) 주사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해당 치료는 최근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채택되면서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PRP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추출해 이를 농축한 후, 손상된 연골과 인대에 주입해 치유를 돕는 치료법으로 중기 관절염 치료에 적합하다. 무릎 통증 완화는 물론 기능 개선을 도와 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 시점 또한 최대한 늦출 수 있다. PRP치료의 효과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몇 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으며 만성질환자에게도 시술 가능하다.
하지만 말기 관절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지속되고 일상 속에서 걷는 것이 힘들 정도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을 받는 환자 연령층이 높다 보니 수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환자나 보호자들도 있지만 인공관절수술은 최근 기술의 발달과 함께 고령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만성 질환자들을 위한 안정성 확보는 물론 '스피드 인공관절' 및 '무수혈 인공관절' 시스템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양측 무릎 동시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의 신체적·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또 로봇인공관절수술로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도도 높아졌다.
퇴행성관절염은 생활 속에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좌식보다는 입식생활이 좋고, 평소 관절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작업이나 운동은 피하고 자신에게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번 망가진 관절은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무릎 관절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구황 원장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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