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역내 대규모 AI 인프라(기반 시설) 구축과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AI 대륙 액션 플랜'(AI Continent Action Plan)을 공개했다.
집행위는 "AI가 이제 막 경제의 주요 분야에 도입되기 시작해 우리 시대 가장 시급한 과제 해결을 돕고 있다"면서 "EU는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자 선도적 대륙으로 거듭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200억 유로의 투자금을 조성해 AI 기가팩토리 최대 5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EU는 또 유럽 전역에 13개 이상의 일반 'AI 팩토리'를 조성해 학계와 산업계, 신생 기업의 최첨단 AI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지원한다.
기업의 AI 활용도 증진한다. 특히 의료, 공공 부문 같은 전략 산업의 AI 도입을 촉진한다. 근로자의 AI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해외 인재의 유럽 유치에 속도를 낸다.
EU의 AI 관련 종합 규제 체계인 'AI 법'(AI Act)도 손본다. 해당 규제는 작년 유럽의회 승인을 마쳤고 단계적 시행을 앞뒀다. 집행위는 불필요한 규제 완화 차원에서 AI 법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헨나 바르쿠넨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 부위원장은 AI 법의 핵심 원칙과 AI의 위험성에 관한 접근법은 고수하겠지만 기업 편의를 위한 행정적 부담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AI 산업은 명실상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개발한 주요 AI 모델은 40개로 중국(15개)과 유럽(3개)을 크게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취임 직후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출범했다.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기술 기업들이 손 잡고 최대 5000억 달러(약 73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을 기점으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월 알리바바 등 자국의 주요 기술기업 수장들을 불러 모아 전폭적인 AI 분야 지원을 천명했다.
EU는 미국과 중국 위주의 AI 경쟁 구도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산업계 일각에선 EU의 AI 관련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역내 스타트업 성장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바르쿠넨 부위원장은 "글로벌 AI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AI 대륙 액션 플랜을 통해 유럽의 AI 관련 경쟁력과 안보, 기술 주권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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