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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취!" 봄철 불청객 꽃가루… 콧물·눈물 넘어 천식 부른다 [Weekend 헬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1 04:00

수정 2025.04.11 04:00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주의보
재채기·결막염 등 일시적 증상 그치지만
심하면 수면장애·피부질환 번질 수도
기상청 매일 '꽃가루위험지수' 발표
KF80 이상 마스크만 써도 큰 도움
꽃가루 없는데도 알레르기 계속된다면
항원검사 '마스트'로 원인 파악을
"에취!" 봄철 불청객 꽃가루… 콧물·눈물 넘어 천식 부른다 [Weekend 헬스]
따뜻한 햇살과 화사한 꽃들이 반기는 봄. 공원과 산책로에는 꽃구경을 나선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봄은 반가운 계절이 아닌 고통의 계절이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꽃가루 주의보…기상청 '위험지수'로 확인

10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꽃가루를 유해한 물질로 오인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정확한 용어로는 '꽃가루 알레르기성 비염' 혹은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분류된다.

면역 시스템이 과하게 반응하면서 콧물, 재채기, 코막힘, 눈 가려움증, 결막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등의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하면 천식이나 피부질환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진단율은 2012년 16.8%에서 2022년 21.2%로 10년 새 4.4%p 증가했으며,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꽃가루는 계절에 따라 그 종류와 농도가 달라진다. 봄에는 주로 수목류 꽃가루가 공기 중에 확산된다. 대표적인 식물로는 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이 있으며 3월부터 5월 사이 전국적으로 농도가 상승한다. 특히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건조한 날에는 꽃가루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은 이를 반영해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매일 발표하고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에서는 지역별로 참나무, 소나무, 잡초류의 꽃가루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낮음'에서 '매우 높음'까지 네 단계로 구분된다. 알레르기 환자나 보호자는 이를 참고해 외출 계획을 조정하거나 마스크, 안경 등 보호 장비를 준비할 수 있다.

■일상 속 실천으로 꽃가루 차단하기

꽃가루 알레르기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인 물질인 꽃가루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일상 속 생활습관만 조금 바꿔도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예방법은 외출 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꽃가루의 호흡기 및 안구 침투를 막는 것이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외출 후에는 옷을 털고 들어오며 즉시 손과 얼굴을 씻고 샤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머리카락과 눈썹, 속눈썹에 붙은 꽃가루까지 제거하기 위해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꽃가루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환기는 하루 중 꽃가루 농도가 낮은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에 짧게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기청정기나 제습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알레르겐 활동을 줄일 수 있다.

침구류와 커튼은 주기적으로 세탁하며, 외출복은 실내에 오래 걸어두지 않고 곧바로 세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적절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 균형을 유지해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알레르기 질환은 완치보다는 '관리'의 개념에 가깝다. 따라서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는 시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계속된다면 '진짜 원인' 파악해야

알레르기 증상이 빈번히 발생하거나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통해 특정 꽃가루에 대한 민감도를 확인하고 항히스타민제, 코 스프레이, 면역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꽃가루가 없는데도 알레르기 증상이 계속된다면 알레르기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모르면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밀한 진단 검사를 통해 알레르겐을 확인하고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검사 방법은 108종의 알레르기 항원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다중 알레르기 항원 동시검사 '마스트(MAST)'다. 한 번의 채혈로 한국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알레르기 항원 108종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알레르기 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마스트 플러스(MAST Plus)' 검사도 주목받고 있다. 마스트 플러스는 기존 마스트 알레르기 검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54종의 항원을 추가로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이다.
특히 국내 마스트 검사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희귀 항원과 다수의 과일 항원이 포함돼 있고, 계란, 우유, 밀 등 주요 식품 알레르기의 성분 항원까지 세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