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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이 다 파는 건가" 군살 빼는 카카오…강대강 치닫는 내홍

뉴스1

입력 2025.04.11 05:31

수정 2025.04.11 05:31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카카오 노조가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카카오 노조가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2023.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2023.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26일 오전 제주 카카오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다음 분사 중단을 촉구했다. 2025.03.26. ⓒ 뉴스1 신은빈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26일 오전 제주 카카오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다음 분사 중단을 촉구했다. 2025.03.26. ⓒ 뉴스1 신은빈 기자


사명을 바꿀 정도로 모든 걸 쇄신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결과적으로 모든 걸 팔겠다는 말이었다.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가 비핵심 계열사 매각과 분사를 연일 예고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피켓 시위와 단식 농성으로 항의해 왔던 카카오 그룹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이같이 주장하며 향후 단체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등 핵심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비핵심 계열사를 꾸준히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역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당분간 내홍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전략적 집중을 바탕으로 카카오톡의 단기 매출 성과를 발굴하고, AI를 통해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엔터·택시·포털까지…'선택과 집중'에 연이은 매각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주요 주주들에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헬스케어의 사모펀드 매각설에 휩싸인 데 이어 포털 '다음'을 분사하겠다고 알렸다. 카카오게임즈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카카오 VX 매각 계획을 전했다.

2023년 5월 147개였던 카카오 계열사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115개로 감소했다. 정 대표는 주총에서 줄어든 계열사 수를 언급하며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9일 공시를 통해 매각설을 부인했다. 권기수·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역시 이날 사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카카오가 재무적 투자자(FI) 교체와 지분 변동을 논의 중인데 이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매각설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란 얘기와 함께 인수 후보군이 거론되기도 했다.

카카오는 그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지만 현재 증시 침체와 콘텐츠 산업의 하락세를 고려했을 때 매각으로 선회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분을 팔아 현금화하면 주력 사업의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은 2022년 6월부터 불거졌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크루유니언은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결국 노사 협의체를 꾸리며 매각은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분 14.31%를 보유한 사모펀드 TPG 컨소시엄이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퍼졌다. 업계에서는 VIG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음 분사를 두고는 사실상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정 대표는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서는 다음 매각 계획이 아예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크루유니언은 "분사는 포장된 권고사직과 매각"이라고 주장하며 단식 농성을 펼쳤다.

노조 "임단협 결렬, 매각 추진 탓…단체행동으로 반대"

크루유니언은 총파업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단체행동으로 맞설 계획이다. 9개 법인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결렬은 매각 추진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다음 분사 문제가 불거진 이후 고용 불안정과 관련해 회사와 일부 협상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바로 계열사 매각 소식이 전해지니 노사가 대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임단협 체결에 미온적으로 임했던 이유는 애초 계열사 매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특히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카카오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논란의 원인 중 하나는 사모펀드가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