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공실률 20% 이상
"집적도 높이는 방법 마련해야"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지하도상가 서면몰의 빈 점포에는 '준비중' 천막이 내려져 있다. 2025.04.11. mingya@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1/202504110852051938_l.jpg)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코로나19가 지나면서 손님들이 정말 많이 줄었고, 상권 회복이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폐업하는 가게도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지난 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지하도상가에서 만난 상인 김모(40대)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지금 같은 '위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불경기에, 상권 자체가 다들 안 좋다고들 하지만 지하도상가는 더 어렵다"며 "회생이 불가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부산 최대의 번화가로 꼽히는 서면이지만, 이곳의 지하도상가 서면몰은 시민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실제 이 상가의 공실률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다. 상가 운영처인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2%였던 공실률은 올 1월 기준 8.2%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단이 운영 효율화를 위해 작은 크기의 점포를 합치면서 총 점포 수는 349곳에서 343곳으로 줄었지만, 공실은 9곳에서 29곳으로 늘었다.
부산 내 다른 지하도상가도 같은 처지에 놓였다. 부산 내 지하도상가 7곳(부전·서면·중앙·국제·남포·광복·부산역) 전체의 공실률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7%로 올랐다. 특히 부산역 지하도상가는 점포 80곳 중 17곳이 비어 있어 공실률이 21.3%에 달한다.
사정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 전체 공실률 7.7%에서 2023년 5.5%, 2024년 4.9%로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듯했으나 올해 공실률은 다시 7%대로 올랐다.
더군다나 앞서 부산시가 2021년 내놓은 지하도상가 활성화 사업 '지하도상가 르네상스 2030'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는 현재까지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매년 140억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해 투입하고 있지만, 금액 대비 실제적인 활성화 효과가 미미해 현장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지하도상가 서면몰의 비어 있는 점포. 2025.04.11. mingya@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1/202504110852081185_l.jpg)
상권 침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몫이다. 정명섭(60대) 광복지하도상가상인회 회장은 "마수걸이도 하지 못하는 가게들이 허다하다"며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오는데, 관리비를 생각하면 가게 문을 열고 싶어도 못 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정 회장은 "기존에 있던 공실 해소도 안 될 뿐더러 젊은 사람들이 점포를 계약한 뒤 운영을 하게 되더라도 단기간에 다시 나가게 되는 상황"이라며 "BRT(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다 보니 시장 자체가 죽어 회복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권의 집적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안덕호 동의대학교 유통물류학과 교수는 "외부 환경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하도상가에 대한 시민 유입을 이끌고 집적도를 높이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소비자 구매 행태가 옮겨간 것을 막을 수는 없기에, 꼭 물품 구매를 위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시대 흐름을 반영한 공간 활용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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