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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병풍 '심우송' 추정가 15억…서울옥션 4월 경매

뉴시스

입력 2025.04.11 09:18

수정 2025.04.11 09:18

22일 경매…132점 약 110억어치 출품 안중근 유묵 '녹죽' 추정가 3억원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도 경매
추정가 15억원에 경매에 출품된 만해 한용운 '심우송'. 사진=서울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추정가 15억원에 경매에 출품된 만해 한용운 '심우송'. 사진=서울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만해 한용운의 10폭 병풍 '심우송'이 추정가 15억 원에 경매에 출품됐다. 서울특별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작품이다.

서울옥션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4월 경매에 한용운 병풍을 비롯해 안중근 의사의 유묵 등 총 132점(낮은 추정가 총액 약 110억원)을 경매에 부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경매는 특히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의 조선침탈과 패망, 그 가운데에서 빛났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만해 한용운의 '심우송' 병풍은 만해 노년의 전형적인 서풍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의 필적 가운데 보기 드문 10폭 대작이다.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칠언절구 10수의 '심우송尋牛頌'은 불도의 수행경로를 동자승이 잃어버린 소를 찾는 여정에 비유하고 있다. ‘소를 찾다’라는 의미의 '심우(尋牛)'는 만해가 임종할 때까지 거주했던 성북동 거처의 이름을 심우장(尋牛莊)이라고 할 정도로 주목한 말인 만큼, 이번 출품작은 그의 종교적 성찰과 조국에 대한 염원이 하나로 결집된 상징적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게 서울옥션의 설명이다.

안중근, 1879-1910, <녹죽(緑竹)>, ink on paper, 69.3×34cm, 1910.2, 추정가 3억~6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안중근, 1879-1910, <녹죽(緑竹)> , ink on paper, 69.3×34cm, 1910.2, 추정가 3억~6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緑竹'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이 유묵은 지난 해 처음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인심조석변 산색고금동'과 함께, 예로부터 구전되는 오언시를 엮은 책 '추구推句'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녹죽' 푸른 대나무는 1910년 2월 사형 집행을 앞둔 안중근 의사의 변함없는 지조와 절개를 대변하는 상징물로, 그가 해당 글귀를 여러 유묵으로 남길 정도로 마음에 새기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추정가는 3억~6억원에 매겨졌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정음사 초판본(추정가 1000만~2000만원)도 출품된다. 윤동주는 광복을 불과 반 년 앞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올해는 그의 서거 80주기이기도 하다.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 ink on paper, 909×33.5cm, 1876, 필사본, 추정가 5000만 원~1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 , ink on paper, 909×33.5cm, 1876, 필사본, 추정가 5000만 원~1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일제침탈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자료 또한 눈길을 끈다. 추정가 5000만~1억원에 선보인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은 흔히 ‘강화도조약’이라고 알려져 있는 조일수호조규의 부록과 무역규칙 체결 과정에서 양국 관리들이 필담을 통해 주고받은 실무적 대화와 조율의 과정 등을 담은 문서다. 국내 한 컬렉터가 해외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환수의 의미를 갖는다.

추정가 1억 원에 나온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 349권 일괄'은 일제 패망 이후 도쿄에서 열린 전범재판 내용을 담은 속기록이다.

서울옥션은 "일부 소실된 부분이 있으나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이 출품작과 같이 대량으로 전해지는 사례가 알려진 바 없으며, 국회도서관에 1962년 발행된 재판본만이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재판의 첫머리에 해당하는 제1회-제6회의 원형 속기록이 새롭게 발견되어 자료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외 주요 근현대 미술가들의 작품 및 럭셔리 품목이 다채롭게 출품됐다.

이배, Issu du Feu, bronze, 49×60.3×56.5(h)cm, ed.2/6 (plus 2 artist’s proofs), 2021, 추정가 5500만~8000만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배, Issu du Feu, bronze, 49×60.3×56.5(h)cm, ed.2/6 (plus 2 artist’s proofs), 2021, 추정가 5500만~8000만원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외 근현대미술 주요작가의 작품 중 이배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작가의 대표작인 '불로부터'는 세로 2미터가 넘는 크기의 대작이 추정가 2억9000만~4억 5000만원에 출품됐다. 숯 덩어리들이 이어진 형태의 브론즈 조각은 5500만~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목련'(추정가 2억 3000만~4억원)도 눈길을 끈다. 작가 사후 마련된 유작전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다. 작가 고유의 우둘투둘한 재질감을 느낄 수 있다.

박수근, '목련', oil on hardboard, 14.2×26.2cm, 1963, 추정가 2억 3000만~4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박수근, '목련', oil on hardboard, 14.2×26.2cm, 1963, 추정가 2억 3000만~4억원. *재판매 및 DB 금지


럭셔리 섹션에서는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티스트 콜라보 시리즈 핸드백이 추정가 200만~15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꽃봉오리 형태의 섬세한 골드 조각에 다이아몬드 장식이 세팅되어 있는 화려한 티파니 앤 코 브로치도 950만~1500만원에 선보인다.

서울옥션 4월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12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직접 살펼 볼 수 있다.
전시는 경매 당일인 2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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