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극한 온도에도 끄떡없는 슈퍼 금속 나왔다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1 14:42

수정 2025.04.14 11:04

슈퍼 금속 연구 이미지. POSTECH 제공
슈퍼 금속 연구 이미지.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친환경소재대학원·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이 고온에서도, 저온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는 혁신적인 금속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리서치 레터스(Materials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11일 POSTECH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금속은 대부분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로 인해 기존 금속 소재들은 특정한 온도 범위에서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돼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소재는 거의 없었다.

POSTECH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퍼어댑터(Hyperadaptor)' 개념을 제안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니켈(Ni) 기반의 ‘고엔트로피 합금(High entropy alloy)’을 개발했다.



이 새로운 합금은 영하 196도(77K)부터 600도(873K)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도 강도와 유연성을 거의 일정하게 유지한다. 합금 내부에 고르게 퍼져 있는 아주 미세한 입자로, 금속이 쉽게 찌그러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금속이 변형될 때 내부 구조가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특성이 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돼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이 합금은 극한의 온도 변화가 일어나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다.
로켓이나 항공기 엔진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한 온도 변화가 발생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자동차의 엔진이나 배기 시스템, 발전소의 터빈과 파이프라인 등 고온 부품이 필요한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김형섭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HEA는 기존 합금의 한계를 뛰어넘어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신개념 소재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하이퍼어댑터 개념은 극한 환경에서도 일관된 기계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