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논의를 했다. 향후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협상의 틀을 마련한 것이 방미 성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 귀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일차적으로 미국에서 어느 부처가 우리의 협상 대화 상대가 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면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주로 우리나라와 협상을 하면서 재무부와 상무부 장관들이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USTR 대표와의 면담에 대해선 “1차 면담에서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2차 면담에서는 보다 실무적인 협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친밀해졌다”라며 “그리어 대표도 앞으로 우리나라의 통상 이슈에 대한 여러 가지 자체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어 “1차 면담 때는 기본적으로 탐색전이었다고 볼 수 있고, 이번에는 구체적인 어떤 협상의 어떤 큰 틀을 협의하는 자리였다”면서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고 한국, 일본과의 협상을 되도록 원만하게 처리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걸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상호 관세와 관련해 우리 입장을 많이 전달했다며, “그리어 대표는 우리 측 입장을 청취하고 중간중간 자기 생각이나 미국이 한국에 희망하는 사항들에 대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고 회담 상황을 전했다.
미·중 관세 전쟁 심화로 국내 기업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중국 비즈니스를 상당 부분 조정한 걸로 알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거래하고 있고 100~150% 관세가 매겨지는 상황에서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최적의 대응을 찾도록 정부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이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걸 두고는 “지금처럼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렇게 높은 관세부과를 한 적은 없었다”면서 “협상의 상황, 조건이 앞으로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방위비 분담금이 협상에 포함될 수 있단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감당하기에 적절치 않은 것이고 그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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