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리가 우주에서 뭘 가져 왔냐면..." 미일중 오사카엑스포 우주 경쟁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2:30

수정 2025.04.13 14:34

"내가 제일 잘나가" 미·일·중, 우주 경쟁
인간 세탁기·감정 벽…보지말고 느끼세요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일본관에 전시된 화성의 돌. 사진=김경민 특파원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일본관에 전시된 화성의 돌. 사진=김경민 특파원

【오사카=김경민 특파원】 "이게 진짜 화성에서 왔다고요?" 붉은 조명을 받으며 전시된 암적색 암석 하나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가장 많은 플래시가 터지는 이 전시물은 일본관의 핵심 콘텐츠로, 일본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한 실제 화성 기원 운석이다. 생명 확장의 상징이자, 우주를 둘러싼 기술·정치·철학이 집약된 '작은 돌덩이'는 지금 이곳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내가 제일 잘나가" 미·일·중, 우주 경쟁
개최국 일본은 화성 운석인 '화성의 돌'을 핵심 전시물로 내세웠다. 2000년 남극 일본 기지 주변에서 발견된 이 돌은 엑스포를 통해 처음 일반 관람객과 만난다.



일본관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협업해 '달에서의 하루'를 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중력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직접 걷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유인 왕복선의 내부 설계와 구조를 상세히 보여준다.

화성의 돌은 약 1000만∼1300만년 전 화성이 커다란 운석과 충돌했을 때 방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 있는 화성의 돌 중 세번째로 크다. 길이는 29㎝, 높이는 17.5㎝로 럭비공 정도이며 무게는 12.7㎏다. 물과 반응해 생기는 점토 광물이 내부에 있어 화성에도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알려졌다.

미국관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상징인 우주발사체(SLS) 로켓 모형과 아폴로 17호가 1972년 12월 달에서 가져온 돌을 공개한다. 아폴로 17호는 인류가 달에 마지막으로 보낸 유인 우주선이다. 달 탐사선과 유전자 복제 기술을 함께 배치해 우주 탐사가 생명 과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달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중국관은 창어 5호, 6호가 달 뒷면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채취한 토양 샘플과 '톈궁' 우주정거장 시스템을 공개한다. 화성 기지 가상 투어와 AI 기반 생명 유지 시스템을 통해 중국이 구상하는 폐쇄형 생태계의 미래를 보여준다.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에 전시된 인간 세탁기. 사진=김경민 특파원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에 전시된 인간 세탁기. 사진=김경민 특파원

인간 세탁기·감정 벽…보지말고 느끼세요

독특한 체험형 전시도 관람객의 이목을 끈다. 헬스케어관에 설치된 '인간 세탁기'는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였던 자동 목욕 기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기계는 일본의 샤워기 제조사인 사이언스가 개발한 '미라이 인간 세탁기'로 사용자가 캡슐형 기기에 앉기만 하면 자동으로 세정과 건조가 이루어진다. 샤워와 건조까지 약 15분이 걸린다. 시현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황당하게도 진짜 세탁한 느낌"이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감정 반응형 색채 벽'은 관람객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배경색과 조명을 바꾸며 함께 선 사람과의 감정 동조도 시각화해준다. SNS상에서는 "엑스포판 MBTI 체험관"으로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는 "기술이 드러나지 않고, 그저 체험이 남는 전시가 이번 기획의 핵심"이라며 "기술은 보이지 않을 때 가장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