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빚더미에 휘청이는 '경제 허리'... 채무조정자 60%가 3040세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7:52

수정 2025.04.13 17:52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파산, 신용회복, 분할상환 등 채무조정 절차를 이용 중인 건수가 37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제의 허리'로 꼽히는 3040세대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민금융진흥원 보유채권 중 채무조정을 이용 중인 건수는 총 36만9000건에 이른다.

연령대별로는 30대(32.4%)가 가장 많았고, 40대(27.4%), 50대(18.1%), 20대(12.9%), 60대 이상(9.2%) 순이었다.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인 3040 세대의 이용 비중이 59.8%에 달한다.



서금원 관계자는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영향에 따라 소득 감소, 생계비 지출 증가, 실직, 폐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연체된 채무가 장기화되면서 정상적 경제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지자 채무조정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가는 돈이 많아 은행 가계대출을 가장 많이 끌어다 쓴 연령층도 3040세대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말 가계 대출자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9553만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 가운데 40대의 1인당 평균 은행 대출잔액은 1억1073만원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30대 이하(7436만원)도 역대 최고치였다. 반면, 50대(9200만원)는 전분기 말보다 10만원 줄었고, 60대 이상(7706만원)도 47만원 감소했다.

갚아야 할 빚은 많고 대출이자 부담은 높은데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4년 3·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4만 6000개 늘었다. 3·4분기 기준으론 2018년(21만 3000개) 이후 6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특히 20대와 40대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40대 일자리는 7만7000개 줄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7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둔화 등의 영향으로 채무조정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서금원 채무조정 수요는 지난 2022년 17만8000건에서 2023년 25만7000건, 2024년 36만9000건, 올해 2월 38만2000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금원 관계자는 "서민·취약층의 상환능력 개선이 지체되면서 서금원 채권 중 채무조정을 진행 중인 채권도 늘어나고 있다"며 "채무조정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