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감정·기술 공존하는 사회를 엿보다[막 오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7:58

수정 2025.04.13 17:58

한국관서는 관객 참여형 전시
13일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상징물인 그랜드 링 위를 방문객들이 걷거나 멈춰 서 조망을 즐기고 있다.
13일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상징물인 그랜드 링 위를 방문객들이 걷거나 멈춰 서 조망을 즐기고 있다.
같은날 엑스포 그랜드 링 하부 모습.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짜 맞춰서 완성했다.
같은날 엑스포 그랜드 링 하부 모습.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짜 맞춰서 완성했다.
한국관의 첫번째 전시.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은 한국관이 던지는 질문에 답변을 녹음하고 그 목소리가 모여 제1관 연출의 소재로 활용된다. 사진=김경민 특파원
한국관의 첫번째 전시.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은 한국관이 던지는 질문에 답변을 녹음하고 그 목소리가 모여 제1관 연출의 소재로 활용된다. 사진=김경민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오사카=김경민 특파원】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은 '마음을 모아'를 주제로 사람과 사람, 감정과 기술이 공존하는 사회를 그린다. 감성을 기술로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관은 총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예약자에 한해 10분 단위로 100명씩 입장할 수 있고, 전체 관람시간은 20분이다.

한국관 입구에 들어선 방문객은 먼저 전화부스에서 질문을 하나 받는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 답변은 녹음돼 전시장 내부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해 음악으로 재구성된다. 여기에 특수조명과 결합한 공감각적 경험은 관람객의 감정과 언어를 40여개 스피커 채널의 시청각 콘텐츠로 변환한다. 관객 참여형 전시의 정점을 찍는 공간이다.

두번째 공간은 회색 콘크리트, 비닐, 일회용품으로 상징되는 현대사회의 사물들이 예술 오브제로 변신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위에 '녹색 기술'이 입혀지며 관람객은 자연과 생명 회복을 상징하는 의식에 참여한다. 오브제에 입김을 불면 수소장치가 작동, 물이 돼 떨어진다. 한국 전통의 정화·치유 개념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전시다.

마지막 공간은 한 고등학생 소녀와 할아버지가 2040년, 서로 다른 시대를 연결하는 음악을 매개로 소통하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세 면의 파노라마 스크린과 최신 시네마 기술이 구현하는 미래 한국사회 풍경, '시간을 넘어 변하지 않는 가치'를 주제로 한 음악극이 깊은 울림을 준다.

한국관은 화려한 기술 시연보다는 공감과 정서적 연결에 집중한다. 언어 대신 표정과 음악, 사물의 상징성을 활용한 전시는 "말 없이도 느낄 수 있는 한국"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특히 1관과 3관에서 관람객이 남긴 음성과 감정은 공간 전체의 시청각 콘텐츠로 재탄생돼 '내가 만든 전시'를 관람하는 독특한 체험을 제공한다.

고주원 한국관 전시 총감독은 "사람과 기술의 연결을 통해 어떻게 하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한국이 생각하는 미래는 기술이 아닌 감정과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의 한국 주간은 5월 13~1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