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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막히고 12년째 고용 제자리[카드사, 적격비용 제도 발목(上)]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8:01

수정 2025.04.13 18:01

2027년 ROA 1%대 추락 전망
"본업 성장 저해하는 제도 손봐야"
수익성 막히고 12년째 고용 제자리[카드사, 적격비용 제도 발목(上)]
'적격비용 제도'는 3년마다 카드사의 결제원가를 책정해 가맹점 수수료율에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수수료율 인하'라는 결론만 나왔다. 이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부문에서 수익을 낼 수 없게 된 카드사들은 대출(카드론)부문 영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카드사의 건전성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동시에 채용 축소 등 고용부문에서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



■추락 중인 수익성·건전성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오는 2027년 1.1%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적격비용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 국내 카드사의 ROA는 3~4%였으나 시행 직후인 지난 2013년 1.6%로 급락했다. 이후 ROA는 2%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두 번째 적격비용 재산정이 있었던 2016년 이후 ROA는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3%에 머물렀다.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수수료율 인하가 장기간 지속되자 카드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ROA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카드사의 사실상 유일한 수익은 '카드론'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이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1월 말(42조731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2578억원이 늘었다. 카드론은 저신용 서민의 급전 창구다. 단기적으로 카드론은 카드사의 이자수익을 늘려주지만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이라는 점에서 카드사의 건전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 카드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6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다.

■고용축소 우려…"바꿀 때가 됐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카드사의 수익성 및 건전성 우려로 번지면서 업권 전반의 고용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8개 전업 카드사 체제가 구축된 2014년 카드업계의 전체 고용은 1만1141명이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18년에야 1만2241명으로 늘었다. 그다음부터 고용은 1만2000명대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한 카드사 노동조합은 "적격비용 재산정 여파로 신용판매부문은 적자 상태"라며 "한때 10만명이 넘던 카드 모집인은 5000명 수준으로 괴멸되고, 주수익원이던 카드수수료 수입 비중은 절반도 안 되는 30%대로 곤두박질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적격비용 제도의 근본적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3년에서 6년으로 늘었지만 업계에서는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카드사가 비용절감 이외에 신용판매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적격비용 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