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맹추격 관세피해도 눈앞
샌드위치 신세 반도체법 서둘러야
샌드위치 신세 반도체법 서둘러야
HBM과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 점유율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이어 3위에 불과하지만 추격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더욱이 HBM 호재로 D램 시장 격차는 이미 많이 좁혀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34%)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36%)에 올랐다. 더불어 주목할 것이 삼성과 격차를 9%p로 줄인 마이크론 점유율이다. 지난 4·4분기 삼성과 마이크론의 격차는 17%p였으나 1분기 만에 이렇게 따라잡은 것이다. 이런 기세라면 머잖아 삼성을 제치고 SK하이닉스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HBM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 42.4%, 마이크론이 5.1%다. 마이크론은 이 수치를 연내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아이다호와 뉴욕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맏형' 인텔의 추락을 상쇄할 기업으로 마이크론을 주목한다. 트럼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반도체·AI 제조업 생태계 역시 마이크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 업체들은 험난한 위치에 있다. 마이크론의 추격뿐 아니라 범용제품에선 중국의 매서운 공습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미중 패권싸움의 유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에 공장을 둔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스마트폰, 컴퓨터, 기타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도체의 부과 여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의 경우 품목별로 별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샌드위치 신세가 된 한국 반도체에 아낌없는 지원이 절실하다. 여러 지원책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이 아직도 빛을 못 보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두고 여야 대립을 겪은 이후 진척이 없다. 근로시간 규제 완화는 추후 논의를 전제로, 이견 없는 조항은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주력인 수출까지 흔들리면 저성장 해법은 요원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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