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대표, 美中 정상회담에 "당장은 계획 없다"
서로 대화 의사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화 일정 안 보여
대규모 관세 보복으로 양국 교역 사실상 멈춰
美 중소기업들은 공급망 혼란으로 피해
서로 대화 의사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화 일정 안 보여
대규모 관세 보복으로 양국 교역 사실상 멈춰
美 중소기업들은 공급망 혼란으로 피해

[파이낸셜뉴스] 중국과 2차 무역전쟁을 시작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서는 중국과 교역이 사실상 멈췄으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화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당장은 아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정상 수준에서 다룰 문제다. 나는 (상호관세가 발효된) 2일 이전에 (중국) 상대 부서와 대화를 나눴고, 이후에도 다른 사람과 대화했다"고 말했다.
1기 정부에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트럼프는 지난 1월 2기 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생산을 문제 삼아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에너지 및 농축산물 등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10~15%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발표에서 전 세계 185개 지역 및 국가에게 미국이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만큼 책임을 묻겠다며 일방적으로 2단계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중국에 1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 역시 같은 세율로 보복했다.
트럼프는 9일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라며 "시진핑은 자존심이 강한 남자"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며 모든 국가와 합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합의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125%에 달한 중국 상호관세를 더 올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11일 발표에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0여년간 중국의 발전은 자력갱생과 고된 투쟁에 기대왔으며, 누구의 은혜에도 의존하지 않고 어떠한 불합리한 억압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중국 상무부의 허융첸 대변인은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대해 "압박과 위협, 협박은 중국과의 올바른 거래 방식이 아니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한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는 동안 기업들의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3일 보도에서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거의 멈췄다고 전했다. 미국 해상 운송업체 OL USA의 앨런 베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관련된 비즈니스는 거의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국적 공급망 시장 분석 및 자문 서비스 기업인 시-인텔리전스의 앨런 머피 CEO는 "미국 수입업체들이 중국산 가구 주문을 전면 중단했고, 장난감과 의류, 신발, 스포츠용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물류기업 세코 로지스틱스 최고운영책임자(CCO) 브라이언 보크도 "동남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지만 90일 유예 조치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며 "중국산 제품은 여전히 취소가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류·신발 협회(AAFA)의 스티븐 라마르 CEO는 "높은 관세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망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세가 너무 높아 기업들은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은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되고 있다"며 "대체 공급망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즉각적인 매출 손실과 품절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